법원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후발주자인 마이크론 임원으로 이직한 SK하이닉스 전 연구원에 대한 전직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반도체 업계의 첨단 기술 경쟁이 격화되면서 해외 경쟁 업체로의 기술 유출 우려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법조, 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재판장 김상훈)는 지난달 말 SK하이닉스가 A씨를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고, 위반 시 1일당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SK하이닉스에서 D램과 HBM 설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2022년 7월 SK하이닉스를 퇴사하고 이후 미국 마이크론에 임원급으로 이직했다.
A씨는 SK하이닉스 퇴직 무렵 마이크론을 비롯한 경쟁업체에 2년간 취업하거나 용역·자문·고문 계약 등을 맺지 않는다는 내용의 약정서도 작성한 상태였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로 AI 시장 확대에 따른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선점하고 있다. 법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A씨가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며 얻은 정보를 경쟁사인 마이크론에 흘릴 경우 SK하이닉스의 경쟁력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A씨의 전직금지 약정이 5개월 정도 남은 가운데 이 같은 가처분이 받아들여진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일당 1000만원의 이행 강제금까지 내려진 것은 그만큼 법원이 반도체 기술, 특히 HBM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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