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 AI가 다시 그린다면?…노상호 개인전 '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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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4-03-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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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거대한 눈사람이 환하게 웃고 있고, 작품 속 사슴은 머리가 두 개, 사람 손은 손가락이 여섯 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의 1층·3층·4층에서 회화와 조각, 영상 등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된 '홀리' 연작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 발견한 저화질 이미지를 재료 삼아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 온 노 작가의 근작을 집중 만날 수 있는 전시다.

    '홀리' 연작은 동시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작가가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작업에 도입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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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작품 이미지 재해석 유도

  • 현실서 어려운 기이한 광경 펼쳐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노상호 ‘홀리’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전시장에는 ‘기묘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불타는 거대한 눈사람이 환하게 웃고 있고, 작품 속 사슴은 머리가 두 개, 사람 손은 손가락이 여섯 개다.
 
노상호 작가가 인공지능(AI)과 함께 만들어낸 이야기는 기이했고 동시에 새로웠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오는 4월 20일까지 노상호 개인전 ‘홀리’를 개최한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만든 신작들로 구성됐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의 1층·3층·4층에서 회화와 조각, 영상 등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된 ‘홀리’ 연작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 발견한 저화질 이미지를 재료 삼아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 온 노 작가의 근작을 집중 만날 수 있는 전시다. ‘홀리’ 연작은 동시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작가가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작업에 도입한 결과물이다.
 
‘홀리’의 소재는 AI가 만들어 낸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주로 문자 대신 자신의 기존 작품 이미지를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에 입력한 후 재해석을 유도한다. 출력된 결과물 가운데 도상을 선택해 새로운 회화의 화면으로 옮겨오는 방식이다. ‘불타는 눈사람’도 그렇게 얻은 도상 중 하나다. AI의 오류도 예술의 한 부분이 됐다. 
 
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자유롭게 오간다. 노 작가는 “디지털 스크린이 늘 곁에 붙어 있는 아날로그 회화”라고 자신의 작업을 소개한다.
 
현실세계에서 절대로 실현될 수 없는 신비하고도 기이한 광경들은 디지털 스크린을 건너 회화의 화면 위에 다시금 재현된다.
 
작가는 ‘홀리’ 제작을 위하여 에어브러시를 작업 과정에 처음 도입했다. 캔버스와의 거리 등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하는 에어브러시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작업이다.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노상호 개인전 ‘홀리’ 전경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그는 매우 성실한 작가다. 2014년부터 10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드로잉을 그렸다.
 
‘더 그레이트 챕북’(2014~)은 매일 한 장씩 그린 드로잉들을 하나의 화면 위에 다채롭게 조합하여 유채 물감으로 채색한 회화 연작이다. 회화 작업은 매달 쌓인 30여 점 드로잉 속 도상들을 캔버스 위에 다채롭게 배열해 더욱 큰 풍경을 구축해 나아가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매년 드로잉 365점과 회화 12점을 그린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마치 인간의 두 손처럼 서로를 돕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작품을 꾸준히 올리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지난 8일 전시장서 만난 노 작가는 “온라인이 내가 가진 전시장이고, 오프라인 전시는 ‘팝업 스토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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