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광진구에서 했던 말은 항상 지키려고 노력했다. 고민정은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진정성과 진심이 제 강점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후보)
“주민들은 민주당이 지난 30년가량 이곳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는다. 이번 선거는 일꾼 대 ‘일꾼호소인’의 대결이라고 본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 광진을 후보)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한강 벨트’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후보들은 19일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날씨에도 웃음을 잃지 않은 채 강행군을 이어갔다.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목소리에서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한강 벨트의 흐름에 따라 수도권 전체 표심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출근 시간에는 광진을 지역구에서 맞붙게 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가 자신이 속한 정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빨간색 패딩을 각각 입은 채 구의역과 건대입구역에서 출근길 유세를 진행했다.
이 지역에서 재선을 노리는 현역 의원인 고 후보는 구의역으로 들어오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했다. 지역 유세 중 왼발에 골절상을 입었지만 목발에 의지하지 않은 채 서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시민들의 ‘셀카’ 요청에 환한 웃음으로 응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같은 날 건대입구역에서 ‘광진발전 골든타임!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목에 건 채 시민들에게 연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출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이 팻말을 읽을 수 있도록 몸을 돌리는가 하면 시민들에게 ‘주먹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광진을 지역구는 이번 선거에서도 교통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재선을 위한 공약으로 ‘교통 허브’를 제시한 고 후보는 “강변역을 중심으로 교통 허브를 만드는 등 광진구의 비전을 만들겠다”며 “SRT를 수서역에서 강변역까지 끌어올리면 서울 동부권의 가장 큰 교통 허브를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질세라 오 후보도 “뚝섬로와 자양로에 도시철도를 신설하는 공약을 냈다. 역세권 중심의 상권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2호선 지하화도 계속 얘기만 나오고 있는데 정부·서울시를 포함해 통합으로 재정을 마련해 2030년까지 가시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강 벨트에 속한 또 다른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이지은 민주당 후보는 이날 마포문화원을 찾아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노래교실 수강생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함께 호흡한 이 후보는 “행복한 마포, 정의롭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주민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도 이날 공덕역 인근에서 표심을 다졌다. 시대전환 소속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조 후보는 국민의힘으로 둥지를 옮겨 이 지역에서 공천을 받았다. 그는 “한강 벨트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38선’ 같다”며 “특히 이번 선거는 마포에서 결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마포구가 여의도와 가까워 정치 고관여층이 많고 바람에 민감한 지역이다. 마치 리트머스지 같은 느낌”이라며 “재개발이나 교육 등 실질적이고 달성할 수 있는 공약으로 바람을 버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의 말처럼 한강 벨트는 이번 4·10 총선에서 ‘최전선’으로 분류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양당 지도부도 이 지역에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포갑 지역구에도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이 지원유세를 위해 18일과 19일 차례로 방문했다.
구의역 인근 자양전통시장에서 만난 A씨(여·20대)는 “민주당이 수십년간 지하철 2호선 지하화를 공약했는데 끝내 현실화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투표권을 자신 있게 행사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오른 서울 용산구에서도 유권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용산구에 사는 회사원 B씨(남·30대)는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은 없고, 후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며 “선거공보물이 오면 읽어보고 투표는 꼭 하는 편이지만, 평소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용산 용문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여·40대)도 “정치인들이 시장에 오는 것을 보니 선거가 가까워졌다는 생각은 든다”며 “국회의원들이 공약을 해도 지키지 않으니 여야 할 것 없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한강을 접하고 있는 △강동(갑·을) △광진(갑·을) △동작(갑·을) △마포(갑·을) △영등포(갑·을) △용산 △중·성동(갑·을) 지역은 부동층이 많은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한강 벨트 중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구를 휩쓸었지만, 2022년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 때는 한강 벨트가 속한 모든 자치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더 많은 표를 가져갔다.
불과 2년 만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서 한강 벨트 표심의 향방을 쉽사리 알 수 없다. 이와 같은 한강 벨트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각 당도 이 지역구에 굵직한 인물들을 포진시켰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한강 벨트는 반드시 잡아야 할 곳 중 하나”라며 “지금은 야당이 꽉 쥐고 있지만 이른바 스윙 보터(부동층)가 많은 지역이므로 여당도 선거 막바지까지 탈환을 위한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민들은 민주당이 지난 30년가량 이곳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는다. 이번 선거는 일꾼 대 ‘일꾼호소인’의 대결이라고 본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 광진을 후보)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한강 벨트’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후보들은 19일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날씨에도 웃음을 잃지 않은 채 강행군을 이어갔다.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목소리에서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한강 벨트의 흐름에 따라 수도권 전체 표심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심 잡기 위해 강행군…양당 지도부도 지원사격
이날 출근 시간에는 광진을 지역구에서 맞붙게 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가 자신이 속한 정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빨간색 패딩을 각각 입은 채 구의역과 건대입구역에서 출근길 유세를 진행했다.
오 후보는 같은 날 건대입구역에서 ‘광진발전 골든타임!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목에 건 채 시민들에게 연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출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이 팻말을 읽을 수 있도록 몸을 돌리는가 하면 시민들에게 ‘주먹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광진을 지역구는 이번 선거에서도 교통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재선을 위한 공약으로 ‘교통 허브’를 제시한 고 후보는 “강변역을 중심으로 교통 허브를 만드는 등 광진구의 비전을 만들겠다”며 “SRT를 수서역에서 강변역까지 끌어올리면 서울 동부권의 가장 큰 교통 허브를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질세라 오 후보도 “뚝섬로와 자양로에 도시철도를 신설하는 공약을 냈다. 역세권 중심의 상권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2호선 지하화도 계속 얘기만 나오고 있는데 정부·서울시를 포함해 통합으로 재정을 마련해 2030년까지 가시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도 이날 공덕역 인근에서 표심을 다졌다. 시대전환 소속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조 후보는 국민의힘으로 둥지를 옮겨 이 지역에서 공천을 받았다. 그는 “한강 벨트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38선’ 같다”며 “특히 이번 선거는 마포에서 결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마포구가 여의도와 가까워 정치 고관여층이 많고 바람에 민감한 지역이다. 마치 리트머스지 같은 느낌”이라며 “재개발이나 교육 등 실질적이고 달성할 수 있는 공약으로 바람을 버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의 말처럼 한강 벨트는 이번 4·10 총선에서 ‘최전선’으로 분류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양당 지도부도 이 지역에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포갑 지역구에도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이 지원유세를 위해 18일과 19일 차례로 방문했다.
정치권은 달아올랐는데…시민 반응 ‘싸늘’
이처럼 각 당의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지만, 정작 표를 행사할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선거 때마다 공약을 내면서도 정작 지키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구의역 인근 자양전통시장에서 만난 A씨(여·20대)는 “민주당이 수십년간 지하철 2호선 지하화를 공약했는데 끝내 현실화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투표권을 자신 있게 행사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오른 서울 용산구에서도 유권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용산구에 사는 회사원 B씨(남·30대)는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은 없고, 후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며 “선거공보물이 오면 읽어보고 투표는 꼭 하는 편이지만, 평소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용산 용문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여·40대)도 “정치인들이 시장에 오는 것을 보니 선거가 가까워졌다는 생각은 든다”며 “국회의원들이 공약을 해도 지키지 않으니 여야 할 것 없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4년 전엔 민주당, 2년 전엔 국민의힘…올해 한강 벨트 승자는
불과 2년 만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서 한강 벨트 표심의 향방을 쉽사리 알 수 없다. 이와 같은 한강 벨트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각 당도 이 지역구에 굵직한 인물들을 포진시켰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한강 벨트는 반드시 잡아야 할 곳 중 하나”라며 “지금은 야당이 꽉 쥐고 있지만 이른바 스윙 보터(부동층)가 많은 지역이므로 여당도 선거 막바지까지 탈환을 위한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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