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도 9개월 연속 개선세다. 반도체 가격 반등과 천연가스 가격 하락이 맞물리며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내린 영향이다. 교역조건이 상승한다는 건 우리나라가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사 올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4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2월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7%, 수출물량지수는 3.8% 증가했다. 각각 5개월 연속, 6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출금액지수는 2015년(100 기준)과 비교해 수출액 변동 추이를 보여주는 수치이며, 수출물량지수는 수출용 상품이 얼마나 나갔는지 나타낸다.
수출무역지수를 끌어올린 1등 공신은 반도체다. 2월 반도체 수출금액지수는 65.3% 상승했다. 2017년 12월(67.3%) 이후 6년 2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 역시 51.8% 올랐다. 2012년 6월(53.5%)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빠르게 뛰었다.
교역조건이 개선세를 유지한 건 수입가격 내림세가 수출가격 하락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2월 수입금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3.5% 떨어져 12개월 연속, 수입물량지수는 9.7% 줄어들어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폭 내린 광산품(-19.4%)과 화학제품(-22.4%) 수입금액지수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1월부터 배럴당 80달러 이상 오른 국제유가의 영향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지수는 통관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는 만큼 한두달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유성욱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천연가스와 관련한 광산품이 큰 폭으로 하락해 수입무역지수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학제품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차전지 수요가 둔화하면서 수입 물량이나 금액이 감소했고 18.4% 떨어진 1차 금속제품은 전방산업 업황 자체가 좋지 않다 보니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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