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적자행진 속 금감원 "부실 털어내라" vs 업계 "살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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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4-03-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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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저축은행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 적자를 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PF 사업장 하나하나가 소중한 중소 저축은행들은 이런 PF 자산을 헐값에 매각한다면 당장 회사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견해다.

    현재 저축은행 부동산 PF 부실사업장 담보물 가격은 50% 수준으로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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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내달 저축은행 현장점검 나서···PF 등 부실 정리 압박

  • 저축은행 구조조정 일순위···"리스크 낮고 시장 선순환의 단초"

  • 업계 "물러서면 사실상 폐업"···"중개 역할 필요하다" 제언도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전체 저축은행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 적자를 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사업장 등의 부실화부터 막자는 금융당국의 압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고사위기에 처한 저축은행 업계는 저축은행을 조여오는 부실 정리 과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저항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4월 중순에 저축은행의 건전성 등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은 연체채권 관리를 적절하게 했는지, 경·공매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번 현장점검 계획은 저축은행의 부실 상황을 점검하는 것도 있지만, 부실채권 정리를 압박하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8년의 흑자 기조에서 적자로 전환해 총 5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 79개 중 절반이 넘는 41개 저축은행이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6.94%)은 7%에 육박한다. 전년 말(2.05%)보다 3배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복현 금감원장은 제2금융권 PF부실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위기를 타개할 유효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은행·상호금융업권 대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시스템 리스크 부담이 적다. 저축은행 PF 부실사업장을 싼값에 정리한다면 업계는 건전성 우려를 줄이고, 비용을 아낀 PF 사업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까지 살릴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축은행중앙회를 통해 연체기한이 6개월 넘는 저축은행 PF 채권에 대해 3개월마다 경·공매에 부치도록 했다. 공매를 반복해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조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부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부분"이라면서 "자기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 같은 당국의 압력에 불만이 적지 않다. 버틸 여력이 없는 저축은행들은 당국의 압력이 계속된다면 PF 채권을 팔아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PF 사업장 하나하나가 소중한 중소 저축은행들은 이런 PF 자산을 헐값에 매각한다면 당장 회사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견해다. 현재 저축은행 부동산 PF 부실사업장 담보물 가격은 50% 수준으로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없다. 매수자 측에서 시장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보다 더욱 낮은 30~40% 수준으로 가격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의 경우 가격은 더욱 내려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일방적인 가격 조정 조치보다는 매수자와 매각자 간 상호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PF 정리를 계속 관철하려고 하면 2금융 업계는 이를 피하기 어렵다"며 "현재 PF 시장은 과도하게 얼어 있다. 시장을 안정시키거나 매수자·매각자를 조율할 수 있는 중간 조율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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