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의 중심에 있는 화웨이가 자사 첫 인공지능(AI) 노트북과 함께 전기차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다만,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신형 스마트폰과 관련해서는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아 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12일 IT즈자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봄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자사 첫 AI 노트북 ‘메이트북 X 프로’를 공개했다.
메이트북 X 프로에는 화웨이의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판구가 탑재됐다. 이용자는 AI 기능을 이용해 음성 인식한 내용을 텍스트로 전환해 제목과 개요, 키워드 등의 정보를 추출하거나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
메이트북 X 프로는 고성능 대비 13.5㎜의 얇은 두께와 980g 초경량으로 휴대성까지 겸비했다. 가격은 1만4999위안(약 285만원)으로 책정됐다. 미국의 대중국 최첨단 기술 제한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차세대 AI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울트라9 185H’가 탑재됐다.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글로벌 PC 업계는 AI PC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차세대 AI칩인 M4로 맥(Mac·PC 및 노트북) 라인업 전체를 개편할 계획을 세우는 등 PC 업계는 AI 기능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2016년 노트북 시장에 진출한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을 앞세워 중국 노트북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입지를 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9%로, 레노버와 HP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이날 치루이(체리)자동차와 공동 개발해 지난해 11월 출시한 전기차 세단 '럭시드 S7 울트라'의 신형 모델도 공개했다. 화웨이는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싸이리스(세레스)와 합작한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M7’은 출시 7개월 만에 17만4000대의 예약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라이벌로 꼽히는 샤오미가 SU7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경쟁은 나날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시장이 가장 기다렸던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P70과 관련해서는 이날 어떤 발표도 없었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제재를 뚫고 첫 5G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세계에 충격을 줬다. 중국 소비자들이 화웨이 스마트폰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미국의 제재 전 화웨이는 매년 봄과 가을 각각 P70 시리즈, 메이트 시리즈를 출시해 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P70 시리즈는 중국산 반도체를 탑재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메이트 60 프로 이후 출시되는 화웨이의 첫 주력 스마트폰 모델로 업계 전반의 관심이 상당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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