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가격이 49주 연속 상승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와 인천의 전세시장으로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매수·매도자 간 눈치싸움 속에 일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임대차시장으로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전세 가격이 매매시장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만큼 지금과 같은 전세 가격 오름세가 계속될 경우 다시 매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매매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평균 0.07% 오르며 49주 연속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인천은 평균 0.09%의 상승률로 서울 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경기도 0.06% 오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서울의 전세 가격 상승 흐름이 인천, 경기 등 수도권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입주 물량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전세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기, 인천 지역 전세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다. KB부동산 전세수급지수를 살펴보면 경기도는 지난 22일 기준 105.3을 기록했다. 1월 마지막주 101.5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도 111.9로 지난 4월 1일 이후 3주 연속 오름세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아파트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시장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 지역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7473건으로 연초 4만75건 대비 6.5% 감소했다. 1년 전(4만9225건)과 비교하면 무려 24% 하락한 수치다. 인천 역시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 물량이 1만1728건에서 7125건으로 40% 급감했다.
흔히 전세 가격은 매매시장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지금처럼 전세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부터 매매 수요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체 최근 중저가 급매 위주로 수요가 늘면서 거래량은 급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3월 서울아파트 매매건수는 4057건으로 20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4000건대를 넘어섰다. 경기도 역시 3월 기준 2만1134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면 전월 1만7521건 대비 20.6% 증가했다. 인천도 2월 기준 아파트 거래량이 2060건으로 12월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전세시장 분위기에 밀려 매매시장이 급매물 소화에 나서면서 조만간 상승세에 동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그동안의 통계를 보면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 결국 매매 가격을 밀어올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긴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거래량과 매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우상향 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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