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이 이용자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활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비스 가입 때 선택 동의를 받아야 하는 항목을 필수 동의로 설정하면서, 이용자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개인정보 수집·활용에 필수로 동의해야 한다. 알리는 선택 동의 항목인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을 필수 동의로 받고 있다. 알리 개인정보처리 방침에서 개인정보 국외 제3자 제공 국가에 중국을 명시하고 있다. 테무 역시 서비스 이용을 위해 개인정보 국외 이전을 필수 동의로 받고 있다. 한국 이용자 개인정보가 중국 당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더욱이 테무는 별도의 개인정보 약관 동의 없이 구글·페이스북 등 아이디로 연동하거나 이메일을 등록하면 바로 가입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어떤 개인정보를 제공할지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 24일 알리와 테무를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시민회의는 "알리·테무는 네이버·카카오 등을 통한 제3자 로그인과 회원가입 시 약관·개인정보 수집 활용 등에 대한 선택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강제적으로 일괄 동의를 받아왔다"며 "이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제22조 1항 따르면 개인정보 처리에 대해 동의를 받을 때 정보주체가 이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리고 각각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같은 법 제18조 1은 개인정보 목적 외 이용과 제공은 제한된다고 명시했다. 정보통신망법 제22조 1항을 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인 알리와 테무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이용·수집하려면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 수집하는 개인정보 항목, 개인정보 보유·이용 기간을 이용자에게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들이 수집한 한국인 개인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회의는 "중국 국가정보법 제7조는 '중국의 모든 조직과 국민은 중국의 정보 활동을 지지·지원·협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개인정보의 중국 유출) 우려를 키운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도 이들의 국내 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해외 기업에 대해 국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들 업체의 개인정보·처리 방침과 동의 과정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르면 5월 중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테무를 상대로 전자상거래법·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테무의 허위 과장·광고 의혹은 물론, 전자상거래법상 규정된 소비자 보호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개인정보위 측은 "알리·테무 등 국내에서 사업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에 한국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는 데 유예 기간을 줄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고, 이들도 수긍하는 분위기"라면서 "국민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상반기 내에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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