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싸는 외국계 은행] 8년 만에 10곳 문 닫았다…韓 떠나는 외국계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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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4-06-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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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야마구치은행이 38년 만에 한국 영업점 문을 닫는 등 최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외국계 은행이 늘고 있다.

    여·수신 장사만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돈을 더 벌 수 없다는 인식과 함께 금융당국의 각종 영업규제가 외국계 은행의 한국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년 사이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외국계 은행 10곳이 철수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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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日 야마구치은행, 폐업…독과점 속 '소규모 점포'에 경쟁력↓

  • 당국 규제 강화도 한 몫...금융위, 규제 완화 검토 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야마구치은행이 38년 만에 한국 영업점 문을 닫는 등 최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외국계 은행이 늘고 있다. 여·수신 장사만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돈을 더 벌 수 없다는 인식과 함께 금융당국의 각종 영업규제가 외국계 은행의 한국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년 사이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외국계 은행 10곳이 철수를 택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야마구치은행 부산지점의 최종 폐업 인가를 의결했다. 국내에서는 부산지점 1곳만 운영하고 있던 만큼 사실상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다. 1986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약 38년 만이다. 

이외에도 지난 수년간 한국 시장에서 외국계 은행의 지점 폐쇄와 영업 축소, 시장 철수가 이어졌다. 2020년 10월 캐나다 3위 은행인 ‘노바스코셔은행’이 서울지점 문을 닫았고, 2021년 뉴욕멜론은행이 서울지점의 신탁 사업을 접었다. 또 한국씨티은행은 같은 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발표했다. 그 결과 2016년 43개에 이르렀던 외국계 은행은 현재 33개로 약 23% 줄었다.
 
외국계 은행이 한국 시장을 잇달아 떠나는 배경에는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들과 여·수신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 많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예금 금리는 높게, 대출 금리는 낮게 책정해야 하지만 소규모 점포를 가진 외국계 은행으로서는 이런 정책을 장기간 유지하기 쉽지 않다. 과거 홍콩 HSBC은행 등이 점포 없는 은행을 표방하며 높은 금리를 약속하고 고객 끌어모으기에 나섰지만 시중은행의 견제에 큰 소득을 내지 못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도 한 원인이다. 망 분리가 대표적이다. 국내 영업을 하는 은행은 보안 강화를 이유로 업무용 전산망을 외부와 분리해 사용해야 한다. 이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어렵고, 해외에 있는 본점과 소통이 쉽지 않다. 본점과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전 지점에 대한 공통 지침을 신속히 따르는 데도 제약이 생긴다.

영업관련 사고 시 은행 책임을 강하게 묻는 당국의 스탠스도 외국계 은행에는 부담이다. 현재 자율배상을 진행 중인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국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 압박에 은행들은 올해 1분기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자율배상을 위해 쌓았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큰 폭 줄었다.
 
은행권 수익이 확대하는 시기에도 당국의 압박은 큰 영향을 미친다. 작년 고금리가 이어지며 은행권이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내자 당국은 상생금융을 주문했다. 실제 외국계 은행 중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각각 409억원, 335억원의 지원금을 분담했다. 외국계 은행이 한국에서 투자 확대를 주저하는 이유다.
 
다만 금융위는 외국계 금융사의 애로사항에 대한 규제 개선방안을 연내 마련한다는 목표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사로부터 받은 건의사항을 검토 중”이라며 “외국계 회사만 규제 개선을 했을 때 국내 은행이 힘들어지는 등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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