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르면 이번 주 출마선언을 하고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굳히기에 나선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4월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정치 초보' 한 전 위원장의 재등판이 부적절하다는 기류도 만만치 않아 이변 가능성은 충분하다.
친한(한동훈)계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9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 시점을 "주말이나 내주 초가 될 것"이라며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은 오는 23~24일 양일간 진행된다.
한 전 위원장은 이미 여의도 대산빌딩에 전당대회 선거 캠프를 꾸렸다. 또 함께 출마할 '러닝메이트' 최고위원 후보로 원내에서 장 대변인과 박정훈·김형동·박정하·김예지·정성국·고동진 의원이, 원외에서는 김경율·구자룡 전 비대위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나 의원의 경우 마땅한 후보가 없는 친윤(윤석열)계가 물밑 지원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나 의원은 친윤계와 과거 '당권 불출마 연판장' 악연이 있었지만, 서울대 법대 동문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랜 개인적 친분이 있고, 최근 신뢰 관계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지금껏 걸어온 정치에는 친(親)도 반(反)도 없었다"며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 완전히 잊고 묻어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그런 것들이 우리 당을 힘들게 했다. 패배 원인이었다. 보수 재집권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우리부터 하나가 돼야 한다. 끈끈한 원팀이 돼야 한다. 존중과 연대, 통합만이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부터 국민과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도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번 전당대회 대표는 총선 참패를 성찰·반성·혁신하고 또 보수가 가야 할 방향, 당이 가야 할 방향과 가치에 대해 정립하고 지방선거와 대선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어대한'에 대해 "윤심(윤 대통령의 마음)이 당심, 당심이 민심이 아니라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 되는 당을 만들어가는 게 가장 주된 과제"라면서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신뢰 관계가 무너져 건강한 당정 관계가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나 의원에 대해서는 "장점이 있고 또 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분"이라고 호평하면서 "당과 국가를 위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비전 대결 의지를 보였다.
이는 다음 달 23일 1차 투표 때 한 전 위원장 과반 득표를 저지한다면 열릴 28일 2차 결선 투표 때 이른바 '반한동훈' 표심을 결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김재섭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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