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참패' 바이든, 재선 의지 재차 강조…전열 재정비해 반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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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4-06-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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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토론회 다음날 유세서 대선 완주 의지 강조

  • 오바마, 클린턴 등 민주당 전 대통령들도 지원 사격

  • 바이든, 토론회 참패 불구 지지층 이탈 크지 않다는 분석도

  • 트럼프, 토론회 거짓말 및 사법 리스크 등 여전

29일현지시간 주말을 보내기 위해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떠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사진AF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주말을 보내기 위해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떠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은 첫 TV토론회에서 참패를 당한 후 후보 교체설이 불거지기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일격을 당했지만 전열을 재정비해서 최종 목표인 대선 승리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각오이다.

29일(이하 현지시간)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회 다음날인 28일 격전지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아 유세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젊은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예전처럼 쉽게 걷지 못하고, 예전처럼 유창하게 말하지 못한다. 예전처럼 토론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이(대통령) 직책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내가 이 직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전심으로 믿지 않는다면 재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7일 열린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거의 시종일관 수세에 몰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참패로 끝났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친민주당 성향 언론 뉴욕타임스(NYT)도 사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토론회 패배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하며 반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캠프의 미아 에렌버그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결코 아니다(Absolutely not)"라며 후보 사퇴설에 선을 그었고,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며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등 민주당의 전 미국 대통령들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을 통해 "실패한 토론회도 있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이 선거는 일평생 일반 국민들을 위해 싸워온 사람과 오직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 누군가를 선택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사실과 역사"라며 토론회 때 모습만으로 투표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역시 토론회 이후 "한 사람은 내내 거짓말을 했다. 우리는 한쪽에서 진실성, 다른 한쪽에서는 부정직성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이 내 평가"라고 미국 CBS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거짓말을 섞어가며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토론회를 진행한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토론회를 시청한 유권자들 대다수인 81%는 토론회가 그들의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고, 14%는 지지 후보를 재고했으나 선택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지지 후보를 바꿨다고 응답한 비율은 5%에 그쳤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는 설문 조사 결과 토론회 이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사람이 별로 없다며 "바이든이 토론회에서 졌으나 트럼프가 이긴 것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를 지켜본 미국인은 약 4800만명으로 2020년 토론회 때의 7300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토론회 시청자 수가 비교적 적었던 것 역시 바이든 측에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이들은 오는 9월에 두 번째 TV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토론회를 압승으로 이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여세를 몰아 격전지 중 한 곳인 버지니아를 방문하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조 바이든의 문제는 그의 나이가 아니다. 그의 능력"이라며 "미국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 것은 조 바이든의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회 승리에도 불구하고 토론회에서 한 거짓말과 각종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장 1일 미국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청한 '면책 특권' 여부에 대한 판결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사당을 습격했을 당시 대통령이었던 자신의 책임에 대해 면책을 요청한 것에 대한 판결이다. 

이와 관련해 선거법 전문가인 매슈 셀리그먼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는 "우리는 지난 수개월 동안 이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왔다"며 "판결이 어떠하든 도널드 트럼프는 결국 '패배'할 것"이라고 MSN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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