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이 29일 베이징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 한중 우호 강화의 뜻을 밝히며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30일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전날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대회’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해찬 전 총리를 만나 “한국은 중국의 가까운 이웃이고, 양측은 타고난(天然) 파트너”라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노력해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발전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각계 친구들이 이를 위해 계속 중요한 역할을 발휘해 한국 사회의 올바른 대(對)중국 인식 수립를 이끌고 중한 양국 인민의 연결·우의를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왕 부장은 최근 발생한 화성 화재 사고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한국 경기도 화성의 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로 많은 중국 국민 사상자가 발생했고, 중국은 이를 고도로 주목하고 있다"며 "당신은 직접 주한 중국대사관을 찾아 애도하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조속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며 책임 있게 처리하고, 비슷한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중국은 각종 분쟁의 평화 해결에 힘써왔고, 아시아 지역의 평화·안정을 이끌고 수호해왔다”면서 “중국의 이러한 포용적이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태도는 오늘날 세계에서 무척 중요하다”고 화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또 외교부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한국 각계는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중국과 각급 교류를 계속 강화해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두 사람이 한반도 형세 등 공동의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지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전날인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했다. 당시 양제츠 전 중국 외교부장(장관)·외사판공실 주임과 옆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지중파인 이해찬 전 총리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의 중국 특사를 역임했으며, 총리를 맡았던 2005년 당시 저장성 당서기 신분으로 방한한 시진핑 국가주석도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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