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미국 각계 인사들과 해외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정치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계 인사들은 이날 총격을 규탄함과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위로를 표했다. 우선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그와 그의 가족, 유세에 참여한 모든 사람을 기도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하나로 뭉쳐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인사들은 정파를 초월해 정치 테러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평화로운 선거 유세에서 일어난 이 끔찍한 정치적 폭력 행위는 이 나라에선 용납될 수 없으며 단일 대오로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이날 집회에서 일어난 일에 공포를 느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정치적 폭력은 우리나라에 있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직 대통령들도 한목소리로 정치 테러의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각하게 다치지 않았다는 데 안도하며 이 순간을 활용해 우리 정치에서 공손함과 존중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폭력이 있을 자리는 없다"며 일성을 더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생명에 대한 비겁한 공격을 당하고도 안전하다는 데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주요국 정상들도 연달아 테러를 규탄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전을 기원했다. 지난해 4월 폭발물 테러를 당했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엑스(X) 게시글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어떤 형태의 폭력에도 굳건히 맞서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총리에 오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다며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더했다.
이날 주요국 정상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친소 관계와 상관없이 '테러 규탄'에 함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즉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냈다. 뿐만 아니라 좌파 성향인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엑스 게시물로 "폭력은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이라며 이날 총격을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한편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부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고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 계정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그의 쾌유를 빈다고 적었다. 이어 전 대통령이 대피하는 와중에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는 영상과 사진을 올리며 "미국에 이처럼 강건한(tough) 후보가 있었던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1912년 대선 유세장에서 방탄복을 입은 채 가슴에 총을 맞고도 90분간 연설을 마치고 내려온 일화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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