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핀둬둬 따라하기'는 끝났다…알리바바의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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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4-07-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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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경쟁력보단 GMV 높은 입점사 밀기

  • 제품·서비스 품질로 입점사 평가

  • 점수 높을수록 트래픽 더 많이 배분

  • 핀둬둬와 '차별화'…브랜드·VIP '조점'

중국 알리바바 사진AP연합뉴스
중국 알리바바. [사진=AP·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가격 경쟁에서 발을 빼는 대신, 고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더 힘을 쏟기로 했다. ‘초저가 공략’을 내세운 핀둬둬의 가파른 성장에 위협을 느껴 알리바바도 지난해부터 가격 경쟁 대열에 적극 합류했으나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가격 경쟁력보단 GMV 높은 입점사 '지원사격' 
29일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양대 온라인쇼핑몰인 티몰(톈마오)·타오바오는 오는 9월부터 입점사를 대상으로 연회비를 없애는 대신, 거래액의 0.6%를 기초소프트웨어 서비스료로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신 소상공인 입점업체에 대해선 서비스료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연간 거래액 12만 위안(약 2287만원) 미만의 입점업체는 서비스료 100% 면제, 12만~100만 위안의 중견급 입점업체에 대해선 서비스료의 50%를 광고 쿠폰으로 되돌려 주기로 한 것. 중국 하이툰 투자연구소는 이번 조치로 알리바바에 추가로 늘어나는 수입은 수십억 위안 정도로 추산했다. 

알리바바는 이렇게 늘어난 고객관리수입(CMR)으로 브랜드 입점업체 제품 홍보나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더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또 기존의 입점사에 대한 트래픽 배분 방식이라든가, 무료 환불 정책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입점사의 가격 경쟁력이나 주문건수보다는 총상품거래액(GMV)이 높은 입점사를 검색 상위권에 올려 더 많은 트래픽을 배분해 지원하기로 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부터 입점사별 제품 가격 경쟁력을 1~5등급으로 나눠 평가한 것을 기반으로 등급이 높은(가격이 낮은) 제품 판매에 더 많은 트래픽을 배분하는 등 자원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나, 이러한 저가 정책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기로 한 셈이다. 

또 타오바오의 경우, 지난 10년간 고수했던 이전의 판매자서비스평가시스템(DSR)을 ‘입점사 체험포인트'와 '제품 체험포인트’ 시스템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배송 지연, 재고 부족, 애프터서비스(A/S) 불만족, 품질 불량 등 입점사 서비스와 상품 품질에 대해 더 세밀하게 항목을 나눠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소비자 경험과 시장 피드백에 집중해 상품과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고 브랜드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통해 포인트가 높은 입점사일수록 트래픽 검색 상단에 오를 수 있고, 플랫폼의 개입을 줄이고 가맹점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핀둬둬의 초저가 정책에 대응해 지난해 말부터 알리바바 플랫폼의 모든 입점사를 대상으로 시행했던 '반품 없이 무료 환불(仅退款 진투이콴)' 정책도 조정했다. 일부 소비자가 이를 악용하면서 손해를 입은 입점사의 폐업이 속출한 탓이다. 알리바바는 내달 9일부터 입점사가 쌓은 체험포인트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환불 처리 문제에 있어서 입점사 측에 어느 정도 자율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특히 포인트가 높은 우수 입점사는 플랫폼 개입 없이 소비자와 자체적으로 합의해 환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29일 알리바바가 입점사로부터 서비스료를 받는 등 사실상 저가 전략을 포기해 회사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도 큰 폭 올랐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뛰었으며, 뉴욕 증시에서도 주가는 2% 이상 급등했다. 
 
'초저가' 핀둬둬와 차별화···브랜드와 VIP회원 '초점'
최근 알리바바의 최대 경쟁 맞수로 떠오른 핀둬둬는 2015년 9월 설립됐다. 공동구매 기반의 초저가 전략으로 중국 온라인쇼핑 시장을 공략해 알리바바의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가 얼어붙으며 소비자들의 가성비 선호 트렌드가 뚜렷해지며 핀둬둬는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타오바오와 티몰도 가격 경쟁에 나섰으나, 효과가 없었다. 알리바바의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타오바오와 티몰 매출은 4348억93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5% 성장에 그쳤다. 초저가 전략을 고수하다 보니 순이익도 쪼그라들었다. 2021회계연도 1500억 위안이 넘었던 순익은 2024회계연도엔 800억 위안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 

실적이 하락하니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현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78달러 선으로, 최고점이었던 2020년 10월 300달러에서 3분의1 토막이 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알리바바 플랫폼에는 중소 영세기업 중심의 핀둬둬보다 브랜드 입점사들이 많다며  중소상공인에 트래픽을 몰아주면 브랜드 입점사 이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게다가 알리바바는 '큰손' 고객 비중도 높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티몰 타오바오의 프리미엄 멤버십 ‘88VIP’ 회원 수만 3627만명으로, 이들의 한달 평균 수입만 6만 위안이다. 올해 알리바바 GMV가 2조3000억 위안인데, 이 중 VIP 회원의 기여도는 4분의1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도시가 아닌 주로 3~5선 도시에 고객이 집중해 있는 핀둬둬와 다른 점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알리바바 플랫폼에는 브랜드 입점사가 많은 데다가, 구매력이 큰 VIP 고객은 고급 품질의 상품을 선호한다”며 “알리바바가 핀둬둬의 초저가 전략을 따라한다면 VIP 고객을 잃을 수 있는 만큼,  품질과 서비스 향상,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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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도머리통에미사일이떠러져머리가깨지고피가날것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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