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글로벌 주요 이벤트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앞두고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23일 하락 출발했던 국내 증시는 오후 장 들어 상승 전환했지만 이내 힘을 받지 못하고 다시 하락세로 마무리됐다. 증권가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미국 대선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과 증시 낙폭의 영향으로 하방 위험이 높을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음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는 2650~2770포인트, 헬스케어, 이차전지, 금융, 반도체주 등이 관심 업종으로 꼽혔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8포인트(-0.22%) 내린 2701.6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일 대비 16.87포인트(-0.62%) 내린 2690.80으로 출발, 오후 장 들어 소폭 올랐지만, 상승 마감하지는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21포인트(-0.03%) 내린 773.26로 마감됐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앞두고 경계심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여파로 국내 증시도 차익실현 유인을 제공했다”면서 “지난 5일 ‘블랙먼데이’가 남긴 침체, 엔 캐리 청산,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오늘밤 시장은 잭슨홀 미팅이라는 또 한 차례의 분기점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 증시가 대외 변수에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는 증권가의 진단이 나온다. 한지영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대외 변사에 쉽사리 흔들리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더욱 심해졌다”면서 “최근 반등장에서도 거래는 별로 실리지 않은 채, 대형주들 간, 주력 업종들 간에도 순환매가 일간 단위로 일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가 정체된 만큼 추가적인 상승 재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V자 반등 이후 국내 증시는 보합권에서 머물고 있다”며 “공포지수 급등 이후 급락 과정에서의 회복분은 대부분 반영한 가운데, 추가적으로 치고 나가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환경으로 새로운 호재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국면이 아주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오는 28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고, 이어 미국 고용지표 결과 발표 이후 호재 탐색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핵심이다. 신규 라인업 공급 관련 코멘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AI 소프트웨어와 서버 수요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말했다.
다음주 코스피 예상 밴드는 2650~2770포인트로 나왔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되고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지수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 정점론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미국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된다면 코스피는 이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완만한 둔화가 예상되고,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컨센서스가 모아졌다”면서 “이들 변수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그는 “남은 불확실성 요인은 AI투자와 미국 대선이다”라면서 “엔비디아 실적발표와 미국 대선후보의 TV토론회 이후 테크주의 주도력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주의 거래가 언제쯤 시작될지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성장주(헬스케어, 이차전지)에 대한 단기 트레이딩이 관심 업종이다”라면서 “이들 주식은 투신과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적은 업종이어서 수급상 긍정적이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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