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연간 경영계획’을 초과해 가계대출을 낸 은행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은행들이 경영계획을 지키지 않는다면 내년에 시행할 은행별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목표를 수립할 때 낮은 목표를 수립하게 하는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여의도 본원에서 ‘향후 가계부채 관리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은행의 1~8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이미 은행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연간 경영계획을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 중 한 곳은 올해 가계부채 잔액을 115조400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달 21일까지 116조원을 대출해 연간 계획을 초과했다. 또 다른 곳은 120조5000억원까지만 대출하도록 계획했지만 1조8000억원가량을 더 빌려줬다. 이달 21일을 기준으로 5대 은행 중 4곳이 경영 계획을 초과해 대출을 내줬다.
금감원은 현재 경영계획을 초과해 대출을 낸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계획 수립과 관리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수립토록 지도한다. 최종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액이 경영계획을 초과한 은행은 내년도 시행하는 은행별 DSR관리계획 수립 시 더 낮은 목표를 세우도록 지도한다.
금감원은 가계대출이 향후 금리인하와 주택가격 회복 기대와 맞물려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며, 가계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금융시장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있기에 일정 수준의 규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감원은 최근 은행들이 추진 중인 가계대출 관리방안의 효과와 적정성을 살펴보고, 은행연합회 등과 함께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이 이자수익을 꾀하기 위해 대출 금리 인상에만 의지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비판을 했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이자를 높이는 등 방식보다는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 체계화를 통해 정교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실수요자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갭투자와 같은 투기성 대출 수요를 억제할 수 있도록, 여신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며 “보험이나 중소금융으로 대출이 넘어가지 않도록 풍선효과 발생여부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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