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카드사의 연체율이 약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앞서 카드사들은 부실채권을 꾸준히 매각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힘을 쏟았지만 카드론 등 대출성 자산을 늘린 것에 대한 역풍을 맞았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2분기 카드업계 연체율은 1.69%로 전년 말 1.63%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4년 말(1.69%) 이후 최대치다.
이런 상황 속 앞서 카드사들은 2분기 실적공개를 앞두고 부실채권 매각을 서둘러왔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카드는 대부업체 등에 채무조정 등을 진행 중인 부실채권을 4차례 양도했다. 상반기 신한카드 또한 3건의 채권양도가 있었으며 △우리카드(2건) △롯데카드(2건) △KB국민카드(2건)에서도 채권 매각이 있었다. 하나카드는 상반기 4건의 채권 양도가 있었으며 8월에도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 등에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 매각에 힘을 쏟았음에도 연체율이 더 오른 것은 카드론 등 대출성 자산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7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전달(40조6059억원) 대비 6210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매달 역대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7월 현금서비스 잔액은 전월 대비 785억원 늘어난 6조7001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는 앞서 꾸준히 감소한 가맹점 수수료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로 돈을 벌기 어려워지자, 수익성 높은 대출성 자산을 확대해 왔다. 또한 저축은행 업권 등에서 대출을 줄이며, 급전 수요가 카드론으로 넘어와 대출성 자산이 확대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대출성 자산은 지금처럼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차주들의 상환 능력 감소로 부실채권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앞서 카드사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론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 차주들이 상환하지 못하며 카드사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카드론 공급을 조절하고 본업인 신용판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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