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정주 여건 확보가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경제자유구역(이하 경자구역) 지정 등 평가 항목별 평가 기준을 개정하고,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 외에 정주 환경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였다. 외국인 투자수요와 정주 환경이 경자구역 지정에 중요한 변수가 된 셈이다.
시는 지난 2022년부터 첨단산업 육성과 일자리 확보를 위해 핵심 사업으로 경자구역 지정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경자구역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비롯해 외국 교육기관 설립, 일산테크노밸리 투자를 위해 업무협약과 투자의향서를 138건 체결했다. 투자 의향 총액만 6조 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이 고양JDS 지구에 17.66㎢ 규모로 경자구역을 추진 중이며, 경기도는 올해 하반기 산업부에 추가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시가 일산테크노밸리를 87만 1761㎡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며, 올해 연말 토지 공급과 분양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국내외 기업·학교·단체와의 양해각서, 투자의향서가 경제자유구역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자료로 보고 있다.
외국인 정주 여건 조성을 위한 외국인 학교 유치도 지정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시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기업·학교·연구소·단체의 투자를 더 끌어낼 방침이다.
산업부는 지난 2022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수시 지정' 방식으로 변경했다.
종전에는 5~6년 주기로 시·도 일괄공모를 거쳐 경자구역을 지정했으나, 앞으로는 수시 신청 및 지정 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세부 절차도 개선해 신청에서 지정까지 1년 이상 소요되던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에 발맞춰 지역 개발과 국내외 기업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경자구역 지정 여부는 지역 혁신생태계 조성 계획, 민간 투자수요,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검토할 것도 제시했다.
시는 현재 전국에서 경자구역 9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에 따른 활성화는 큰 편차를 보인다고 밝혔다.
2022년 통계를 보면 경자구역 기업체 수는 총 7644개로, 이중 인천 3821개, 부산 진해 1954개, 광양만권 712개, 대구·경북 917개 등 4개 지역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편차가 크다.
시는 산업부가 '선 수요, 후 지정'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도 투자수요를 바탕으로 경자구역 지정 효과를 확실하게 거둘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올해 4월 경자구역 지정 등 평가 항목별 평가 기준을 개정하고,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 외국인 정주 환경 확보 요건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경자구역 기본 계획과 기업 입주 수요 각 25점씩 총 50점이었지만, 앞으로는 기본 계획 20점, 외국인 투자 및 기업 유치 30점, 외국인 정주환경 확보 10점 등 총 60점으로 변경했다.
외국인 투자와 정주 환경 조성의 비중을 높였다.
신설된 외국인 정주 환경 확보 항목에서는 외국인 정주 지원시설, 외국인 학교, 연구기관 등 투자 의향,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 간 네트워크 지원 방안 등이 중점 평가 요소가 됐다.
시는 경자구역 지정 및 일산테크노밸리 조성을 위한 투자수요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경자구역 지정 심사에는 양해각서, 투자의향서 체결 실적을 투자수요로 인정하는 상황이며, 심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일각에서 양해각서, 투자의향서가 법적 효력이 없어 무의미하다고 주장하지만, 투자 의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경자구역 지정 심사를 위한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자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적인 강제성을 지닌 문서를 상대측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시는 향후 경자구역 지정이 확정되면 투자 의사를 보였던 기업·기관들과 투자 계획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수 있고, 새로운 투자 논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학교 유치는 전문성을 갖춘 해외 전문 인력이 장기간 거주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고, 경자구역 지정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 학교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영국 버밍엄대, 킹스칼리지스쿨,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콘 국제학교, 미국 필라델피아 드렉셀 의과대학 등 해외 학교와 학교 유치를 위한 협약과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며 "학교 설립 논의도 경자구역 지정이 확정되면 보다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