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약탈 VS 경영권 강화 차원"…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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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4-09-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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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철금속 분야 글로벌 1위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국가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최대주주인 영풍 및 장씨 일가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고 경영권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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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고려아연 분쟁에 MBK 참전해 점입가경

  • 고려아연 "영풍, 기업사냥꾼 MBK와 결탁" 반발

  • MBK "고려아연 공개매수, 경영권 강화일 뿐"

▲ 장형진 영풍 고문좌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사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사]

비철금속 분야 글로벌 1위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영풍그룹이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서자, 고려아연이 이를 ‘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주주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며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다.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영풍과 MBK의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 장씨 일가와 최씨 가문 75년 공동경영은 막을 내리게 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역시 경영권을 잃게 되고 1974년 설립된 고려아연 경영권은 50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로 넘어가게 된다.

박 대표는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차전지 소재와 폐배터리·리사이클링, 신재생에너지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심대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국가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최대주주인 영풍 및 장씨 일가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고 경영권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MBK파트너스는 같은날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을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20여년간 두 가문의 지분은 1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지분 격차는 2002년 31.73%포인트까지 벌어졌고 2022년 이후 최소 격차 16.75%포인트로 줄었으나 최근 다시 영풍과 장씨 일가 측 지분이 늘어나며 격차를 벌리는 중이다.

MBK는 현재 영풍과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씨 일가(15.6%)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영풍그룹 계열사라는 사실도 재차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장형진 고문을 총수로 하는 대규모기업집단 영풍그룹 계열사들”이라며 “최 회장 측이 주장하는 계열 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정치권에서 제기된 ‘중국계 자본’ 언급과 국가기간산업 경쟁력 훼손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현재 정치권에선 고려아연 경영주 변경에 대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대규모 생산시설이 있는 울산시의 김두겸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MBK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세계 1위 기업의 독보적인 기술들은 해외로 유출되고 핵심인력들의 이탈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는 “직원 고용을 종전과 같이 유지하고, 고려아연이 울산기업으로서 재도약하는 것을 돕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다음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 최소 7%에서 최대 14.6%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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