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아파텔'로 불리는 중대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임대차 수익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가 있었던 원룸형(소형)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은 지지부진하면서 대조를 이룬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용면적 40㎡ 이하의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6% 올랐으나, 85㎡ 초과 오피스텔은 17% 상승했다. 아파트와 비슷한 면적의 오피스텔이 원룸형 오피스텔보다 가격 상승률이 큰 것이다. 이외에 40㎡ 초과 60㎡ 이하의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15%, 60㎡ 초과 85㎡ 이하는 9% 상승했다.
오피스텔은 발코니가 없어 아파트와 비교해 면적이 30%가량 좁다. 이에 같은 전용면적 85㎡라도 아파트 59㎡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파트 '국평' 크기의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다른 면적의 오피스텔 매매가격보다 1년 새 크게 오른 셈이다.
서울의 경우는 그 격차가 더 뚜렷하다. 40㎡ 이하의 원룸형 오피스텔은 가격이 6% 상승에 그쳤지만, 중대형 평수의 오피스텔인 40㎡ 초과 60㎡ 이하는 20% △40㎡ 초과 60㎡ 이하 15% △85㎡ 초과 15%씩 가격이 올랐다.
특히 지난해 8월 서울 오피스텔 40㎡ 이하의 평균매매가격은 1억8773만2000원이었다가 지난달엔 2억41만3000원으로 6000만원가량 상승했지만, 85㎡초과 오피스텔은 지난해 8월 11억5262만2000원에서 올해 8월 13억2822만3000원으로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소형 오피스텔보다 중대형 크기가 인기를 끄는 데는 무주택자들이 아파트의 대안 주거시설로 오피스텔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내부 구조가 아파트와 유사하게 돼 있어 실거주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오피스텔 매매가격도 2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03% 상승했다. 지난 2022년 8월 이후 23개월 하락했던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7월 보합을 기록한 뒤 지난달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0.09%),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0.06%),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0.03%)은 8월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전달 대비 상승했다.
반면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0.01%)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있는 동남권(-0.06%)은 하락했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한 달 전 대비 0.1% 올라 100.58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월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이다.
7월 오피스텔 수익률도 5.36%로 올랐다. 2020년 6월 이후 3년 만에 수익률 5%를 첫 돌파한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5%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교통 여건이 편리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수요가 증가하며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거래량도 느는 추세다. 서울 오피스텔의 올해 1~8월 거래량은 이날 기준 6705건으로, 전년 동기(5576건)보다 20.2%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대형의 국민평형 정도의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와 구조가 비슷한 오피스텔의 경우 신고가를 달성하는 거래도 나오는 상황이다. 마포구 도화동의 '마포트라팰리스' 전용면적 75㎡는 지난달 30일 매매가격 9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달성했다.
양천구 신정동 '우림필유' 오피스텔 전용면적 76㎡는 지난 7일 9억3000만원에 매매 거래되면서 직전거래였던 6억1500만원보다 3억원 가까이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오피스텔로 옮겨 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비(非)아파트 공급 절벽이 이어지면서 지금 가격이 제일 바닥이라는 인식도 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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