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집값 과열 양상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맞물리며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하반기 '리딩뱅크' 경쟁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642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우선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 늘어난 1조4098억원으로 리딩금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신한금융에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빼앗겼던 KB금융은 2분기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도 각각 13.03%, 7.44% 불어난 1조3474억원, 1조282억원을 기록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우리금융 당기순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4.75% 감소한 8566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이유는 집값 과열로 인해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 이자 수익이 크게 증가한다. 지난달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94조1503억원으로 6월 말 대비 20조4827억원 늘었다. 2분기 증가액(10조4074억원)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에 발맞춰 은행들이 잇따라 올린 대출금리가 수익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신한은행이 하반기에도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다. 앞서 신한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2조535억원을 기록하며 KB국민은행(1조5059억원)을 크게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3분기에는 상반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이슈를 해결한 KB국민은행이 가파르게 순이익을 늘리며 리딩뱅크 자리를 재탈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가계대출이 전 분기 대비 급증해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KB국민은행도 이번 분기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비이자이익도 전년 대비 3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경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 대형 시중은행들은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을 앞두고 가계대출 선수요가 유입되며 기대 이상으로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일부 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남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실적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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