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증시에 수급 공백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선택한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은 최근 1년간 실적 개선주를 주로 담았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1년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 반면 HD현대일렉트릭, 한화오션, 크래프톤 등 지분율은 높아졌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1일 기준 최근 1년 사이 최저 수준인 53.02%까지 낮아졌다. 지난 9월 3일부터 이날까지 2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년 전(53.11%)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갔다.
시장에 미치는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큰 만큼 외국인 지분율이 변동하는 종목은 주가도 큰 폭으로 움직인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1년 전과 비교해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크게 늘어난 건 HD현대일렉트릭이다.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10월 17.98%에서 전날 34.89%까지 높아졌다.
HD현대일렉트릭의 1년 수익률은 349.30%로 코스피 전 종목 중 1위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가도 지난 7월 장중 37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23만원대까지 하락하긴 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에 대한 지분율도 늘렸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10월 3.18%에서 14.79%포인트 증가한 17.97%로 나타났다. 최근 1년래 최고 수준이다. 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지분율도 9.64%포인트 증가한 43.21%를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년간 279.02% 급등했는데 외국인 수급이 밀어 올렸다.
크래프톤과 두산에너빌리티도 외국인 지분율이 9.41%씩 확대됐다. 크래프톤은 32.01%에서 41.42%로 크래프톤 역시 1년래 가장 높은 수치다. 크래프톤 주가는 124.18%, 두산에너빌리티는 47.18% 상승했다.
반대로 삼성SDI는 1년 전과 비교해 9.52%포인트 낮아졌다. LG화학 역시 9.40%포인트 하락했다.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엿볼 수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급 공백기에 업종·종목 전략은 좋든 싫든 외국인 영향력이 높은 종목을 매매해야 한다"며 "외국인 이탈에도 변함없이 지분율을 꾸준히 늘린 기업"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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