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이 은행 이자이익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이 폭증한 가운데 가산금리 인상으로 예대금리차가 커진 한편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는 일찍이 모두 털어낸 결과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이익 합계는 4조778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실적을 발표할 하나금융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1조224억원을 더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3분기 4조4222억원보다 8.0% 성장한 규모다. 다만 역대 최대였던 2022년 3분기(4조8876억원)에는 못 미쳤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1조61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여 전년 동기(1조3737억원) 대비 17.5%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각각 3.9%, 0.5%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9570억원에서 1조224억원으로 6.8% 성장이 예상된다.
4대 금융의 순이익이 증가한 건 주력 계열사인 은행이 실적을 견인한 영향이 컸다. 지난 7월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20차례 이상 인위적으로 올리며 예대금리차가 커졌다.
이에 더해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하며 이자 이익은 더 크게 불었다. 실제 올해 8월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9조8000억원으로 3년 1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금융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린 탓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홍콩 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를 선제적으로 쌓으며 순이익 감소 요인을 해소한 점도 실적 개선의 한 배경이 됐다. 올해 1분기 4대 은행은 총 1조3234억원에 달하는 충당부채를 쌓았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8620억원 △신한은행 2740억원 △하나은행 1799억원 △우리은행 75억원 등이다. 2분기부터 홍콩H지수가 다시 오르면서 일부 자금이 환입됐다.
충당부채는 순이익에서 떼어 쌓는 만큼 충당부채가 늘어나면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구조다. 은행들은 ELS 관련 충당부채를 1분기에 대거 적립해 3분기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4대 금융은 올해 연간 실적도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4대 금융이 총 16조917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분간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명분으로 대출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장금리는 계속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3.820%였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3.257%까지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하반기 들어 급증했고, 은행은 연간 목표치를 관리해야 해 당분간 대출 규제 강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시장금리가 계속 낮아지고 있어 가계대출이 안정되면 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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