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퇴직연금 가입자의 선택권이 더 넓어지게 되지만, 정작 수익률을 높일 방법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과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해 안정형 상품 비중과 중장기 수익률을 따져 분산투자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9일 은행권 전문가들에 따르면 퇴직연금은 단기 자금이 아니라 장기로 운영해 연금으로 받는 상품이기에 중장기적인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조옥순 KB골든라이프 서초연금센터장은 "장기적으로 주식이 좋을지, 채권이 좋을지 등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쏠림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며 "결국 연금을 찾는 시점에 수익이 잘 나는 것이 관건이기에 적립식 상품으로 저점 매수의 기회를 잡고, 위험 회피(헤지)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투자 성향과 현재 자금 상황에 따라 상품을 배합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경선 신한은행 PWM판교센터 PB팀장은 "퇴직연금 상품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30% 이상 안정형 상품을 둬야 하는데 공격형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의 경우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의 위험 중립형 상품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제고시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안정 추구형인 가입자의 경우 정기예금 등 안정형 상품 비중을 안정형 상품의 최저 기준인 30%보다 높게 배합하는 식이다.
이렇듯 시장 상황이나 개인의 자금 현황에 따라 전략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손쉽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 상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김희경 우리은행 TCE본점센터 PB팀장은 "확정기여(DC)형, IRP 등의 가입자 중에는 투자상품을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워하거나, 상품 만기를 매번 확인하기 어려워하는 고객이 많다"며 "이럴 경우, 수익률도 좋고, 보수도 낮은 편인 디폴트 옵션 상품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면 매번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디폴트옵션 상품은 금융기관마다 다른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실물이전 시 해지 후, 현금 이전해서 갈아타야 하는 상품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익률과 혜택만을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상품인 만큼 종합적인 관리나 비과세 혜택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김정환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지점 Gold PB팀장은 "퇴직 연금 상품의 경우 얼마나 밀접하게 관리를 해주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판가름 나는 상품"이라며 "기존 주거래 금융기관에서 누렸던 금융·비금융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주기적인 상담과 사후관리를 제공하는 업체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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