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가 막을 내린 가운데 중국 양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징둥은 이번에도 광군제 총매출은 공개하지 않고 일부 수치만 내놨다. 광군제 흥행 성적이 예년만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최근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놨지만 여전히 소비를 진작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12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톈(타오바오·티몰)그룹은 광군제 기간 총거래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사용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또한 거래 규모가 1억 위안(약 194억원)을 돌파한 브랜드가 총 589개로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했다고 전했다.
징둥은 올해 광군제 기간 구매 고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으며 라이브 방송 주문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3.8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1만7000개 브랜드의 거래규모가 5배 이상 증가하고, 입점 업체 3만여 곳의 거래 규모가 2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총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부진에 이어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내수 둔화로 광군제 쇼핑 열기가 시들해지자 두 기업은 2022년부터 총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유통 빅데이터 솔루션 기업 싱투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기간 온라인 플랫폼 판매총액은 1조1368억 위안으로 전년 행사(1조1154억 위안) 때보다 2.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전 성장세(13.7%)에 비하면 크게 꺾인 것이다. 올해 추정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올해는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예년보다 열흘가량 앞당겨 광군제 행사에 들어갔지만 이 역시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일련의 부양책 역시 아직 내수 촉진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최근 내놓은 경기 부양 조치가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숀 레인 이사는 "사람들이 소비에 흥미를 잃었고, 고가 품목 구매를 줄이고 있다"면서 "경기가 악화된 이후 모든 물건이 1년 내내 할인되고 있다. 11월 11일은 전달보다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올해도 광군제 매출은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가전제품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지난 7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1500억 위안 규모의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신제품으로 교체) 보조금 정책 덕분으로 보인다. 징둥에 따르면 519개 가전제품 품목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0%가량 증가했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톈마오도 중국 가전 브랜드 메이디와 하이얼 등의 총거래액이 10억 위안을 돌파했으며, 총거래액이 1억 위안을 넘는 가전 브랜드는 하이얼·다이슨 등 총 139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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