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회복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기술주 상승에 힘입어 반도체, 이차전지, 헬스케어 등 일부 업종 투심이 호전됐으나 아직 저점을 통과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추세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양대 시장에서 반도체·이차전지 밸류체인에 속한 대형주들이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와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이 일제히 오르며 국내 관련주 투자심리도 개선시킨 것이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3.52%), SK하이닉스(2.50%), LG에너지솔루션(7.01%), 삼성바이오로직스(0.95%), 포스코홀딩스(0.73%)가 상승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2.82%), 에코프로(0.42%), 엔켐(3.69%), 리노공업(3.33%), HPSP(3.28%) 등이 올랐다. 알테오젠(1.46%), 휴젤(3.92%), 삼천당제약(2.65%) 등 헬스케어 업종도 상승했다.
미국에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확인되고, 다음 주 열리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확실시되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예상치에 부합한 CPI, 기정사실화한 금리 인하에 빅테크가 일제히 상승했고, 그 영향에 한국도 상승 폭을 확대했다"며 "우리 증시에 3거래일 연속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금리 인하와 더불어 SK그룹의 비만 치료제 수주 소식에 헬스케어가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시장에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완전히 되살아나려면 '저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형성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의 순매수가 유입돼 코스피와 코스닥이 반등한 상황에 대해 "금융당국 대응은 여타 자산군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있지만 투자자 심리가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며 "단순히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점만으로는 매수 유인으로 부족하며 심리적으로 바닥을 통과했다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단기간에 완전한 반등세를 예상할 수는 없지만 지난주 급락을 유발한 비상계엄 사태 영향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조기 대선 가능성과 원화가치 약세라는 변화가 나타나며 상승 요인이 조금 더 생겼다"며 "어차피 박스권 범위를 넘어서지는 못하겠지만 1430원에 달하는 현재 환율에서 투자금 일부를 한국 증시로 옮겨 저점 매수하는 것도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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