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이 14일 가결된 가운데 외신들은 이를 홈페이지 톱 기사로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로이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중 일부가 등을 돌리고 탄핵에 찬성한 가운데 그의 운명은 재판관들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며 "윤 대통령은 짧지만 파란만장한 그의 정치 인생에 최대 위협을 맞게 됐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며, "한국은 이제 긴 불확실성의 시기로 접어들게 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 대통령이 재임 중 탄핵을 맞게 된 것은 10년도 안되는 새 2번째"라며 "이번 결정은 윤 대통령이 3일 잠시 계엄을 선포해서 군대를 의회로 보낸 후 나타난 충격적 정치 대결의 결말"이라고 짚었다.
이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최근 수년간 가장 혼란한 챕터 중 하나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지도자를 뽑을 수도 있는 수개월 간의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고,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한국의 정치적 상황은 여전히 혼란에 빠져 있다"며 "이는 일한 관계와 대북 조치 등을 포함해 외교 및 안보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시위 현장의 표정도 조명했다. BBC는 국회 밖에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탄핵 찬성 시위자들이 환호의 탄성을 지른 반면 광화문에 있는 탄핵 반대 시위자들은 탄핵안 가결 후 잠잠해졌다고 두 시위 현장의 표정을 대조했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한국을 취재해 왔다는 가디언지의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언론인으로서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며 "(비상계엄 시) 언론이 통제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의 동료들과 나는 끔찍한 상황에 마주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비상계엄이 유지됐으면 언론은 그 첫번째 희생자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니얼 모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최근 자신의 동료 칼럼니스트 카리시마 바스와니가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민주주의가 비록 취약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시민들의 수호 노력에 힘입어 살아남는데 성공했다고 글을 쓴 것을 거론하며 "오늘은 한국에게 그러한 날"이라고 평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한국의 정책 결정에 대한 지도부 공백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정치적 불확실성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관건은 임시 대통령을 맡게 된 한덕수 총리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의 무역 및 외교 정책 위협에 맞서 분열된 정치 환경을 실질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지 여부"라고 짚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