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전력난' 베트남, 첫 원전 프로젝트 폐기 8년 만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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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호찌민(베트남) 통신원
입력 2024-1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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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력 통해 녹색 경제 구축에 기여···넷제로 목표 달성 노력

베트남 닌투언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닌투언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베트남통신사]

지난달 30일 베트남 국회는 베트남의 첫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인 닌투언 원전 건설 사업을 폐기 8년 만에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베트남 에너지 개발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베트남 내 전력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인 동시에 2050년 탄소 순배출량 제로(Net Zero) 목표를 이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닌투언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설 부지 사진베트남통신사
닌투언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설 부지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시급한 에너지 안보 문제 직면

베트남은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의 에너지 공급은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베트남 상공부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전력 수요는 연평균 10~13%씩 증가해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이 이 기간 중 6.5~7%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전력 수요 증가 속도는 그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베트남의 산업화와 도시화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에서 충분한 전력 공급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우선 과제이다.

‘파워 플랜 8’로 불리는 베트남의 2050년 비전 2021~2030년 기간 국가 전력 개발 계획에서는 여러 가지 에너지 에너지 전략을 제시하고 있지만 많은 에너지원은 심각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력발전은 제한된 천연자원과 악천후 영향으로 인해 이미 발전 용량이 최대치에 도달했고, 석탄화력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세계 추세에 따라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또한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아직 불안정하고 효과적인 저장 솔루션이 없다. 프랑스전력공사(EDF) 전문가인 팜뚜언히엡 박사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태양과 바람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저녁 8시와 같이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은 전력 생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원자력이 베트남의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자력은 전력 시스템에 안정성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량도 매우 낮다. 전 베트남원자력연구소장을 지낸 브엉흐우떤 박사는 “원자력 에너지는 특히 세계 녹색 에너지 전환이라는 맥락에서 계획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은 에너지 수입 문제다. 베트남 국내 공급 전력이 더 이상 수요를 충족할 수 없게 되면 수입 전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며 이는 가격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많은 위험을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이 닌투언 원전 건설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안보를 보장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닌투언 원자력발전소 부지로 선정된 닌투언성 내 빈쯔엉 마을 사진베트남통신사
닌투언성 내 빈쯔엉 마을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지지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첫 원전

베트남 첫 원전인 닌투언 원전은 2009년 정부 승인 후 일본·러시아와 협력해 건설을 추진했으나 이후 급격히 불어난 비용과 안전 문제로 2016년 폐기됐다. 이에 베트남은 8년 만에 닌투언 원전 건설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기술, 인적 자원, 법적, 재정적 요소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원전 건설에 있어 적합한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의 결정적인 요소라고 보고 있다. 레다이지엔 전 베트남 원자력연구소 원자력훈련센터 부센터장은 특히 원자로가 전체 시스템의 운영 효율성과 안정성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원자로는 현재 3세대 이상 가압경수로(LWR) 등 첨단 시설이 안전성과 효율성을 겸비해 러시아, 중국, 방글라데시 등 많은 국가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에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증되고 널리 상용화된 기술을 우선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전 원자력국 국장인 호앙아인뚜언 박사는 "베트남은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고 높은 비용이 필요한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와 같은 신기술을 시험하는 대신 효과가 입증된 대용량 원자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 일본 등 경험이 풍부한 국제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러시아는 베트남이 10메가와트 규모의 새로운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은 기술 지원과 인력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최근 응우옌홍지엔 베트남 상공장관은 베트남이 현대 원자력 기술을 선택하고 안전성과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일본에 요청한 바 있다.

재원과 관련해서는 프로젝트를 위한 안정적인 자본 공급원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적 협력을 논의 중이다. 닌투언 원전 총 투자액은 약 100억~120억 달러(약 14조~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베트남 상공부는 일본과 러시아에 우대대출과 기술이전 등을 통한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이 밖에 지역사회 합의도 중요한 요소다. 대다수 닌투언 지역 주민들이 원전 프로젝트에 동의하지만 원자력 관련 위험과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다. 


 
응우옌홍지엔 베트남 상공부 장관 사진베트남통신사
응우옌홍지엔 베트남 상공부 장관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국가적 프로젝트

닌투언 원전 건설은 에너지 산업을 넘어 베트남 경제와 사회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프로젝트이다. 이는 경제 발전 촉진, 일자리 창출, 현대 기반 시설 구축, 환경 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경제에 광범위한 파생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자력은 베트남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첨단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베트남 에너지 전문가 판쑤언즈엉은 반도체 제조, 정보 기술, 중공업 등 산업에는 모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전력원이 필요하다며 베트남이 새로운 발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깨끗하고 비용 경쟁력 있는 에너지원 중 하나로 원자력을 제시했다. 

이에 또럼 베트남 국가주석은 "당과 국가는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원자력 에너지 프로젝트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영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고의 원자력 기술을 선택하고 최고의 관리 인력을 양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닌투언 원전 프로젝트의 성패는 베트남 에너지 전략, 나아가 향후 경제성장을 좌우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닌투언 원전 가동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베트남은 녹색 경제를 구축하고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동남아시아 내 주요 거점으로 거듭나는 동시에 청정 에너지 시대를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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