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달러를 활용한 금융상품에 재테크 수요가 몰리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환차익을 보려는 전략이다. 달러예금부터 보험까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달러예금 잔액은 16일 기준 565만7726달러로 집계됐다. 13일(548만4140달러)과 비교하면 사흘 만에 17만3616달러 증가한 수치다.
달러예금에 자금이 몰리는 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얼마 안 남은 영향 때문이다.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앞두고 시장에선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 세금 감면 등 공약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화 가치는 금리가 오르면 함께 높아진다.
이에 환차익 목적의 재테크족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고려해 달러예금에 자금을 몰아넣고 있다는 해석이다. 달러예금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때 달러를 사들이고, 환율이 오를 때 원화로 바꾸면 환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최근 환율이 1400원대 후반을 유지하며 충분히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이 확정되면서 반등하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같은 달 1410원을 넘어섰고, 12월 계엄 사태로 인해 오름폭이 커져 연말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돌파했다. 17일에는 1458.30원에 마감했다. 미국 대비 한국의 금리 인하 인하 속도가 더 빠를 경우 원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
달러 상승 기대감이 커지며 달러보험 가입자도 늘고 있다. 4대 은행은 이달 13일부터 15일까지 방카슈랑스를 통해 달러 보험 217억7262만원 판매했다. 전년 동월 판매액은 300억원 수준이었는데, 아직 1월이 절반가량 남은 만큼 전년 기록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보험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만기가 되면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종신이나 연금, 저축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만기 시점 환율에 따라 보험금 환차익이 달라지는데, 강달러 장기화 전망이 달러 보험 가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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