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韓 안방 위협··· 더 이상 '대륙의 실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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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5-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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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효정 차장
이효정 아주경제 산업부 차장.

“더 이상 ‘대륙의 실수’가 아니다.”

싼 맛에 산다는 중국산 제품이 의외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할 때 흔히 ‘대륙의 실수’라고 했던 게 옛말이 된 실정이다.

지난 15일 샤오미가 출시한 스마트폰 샤오미14T는 독일 라이카와 공동 개발한 프리미엄 모델로, 구글 ‘제미나이’ ‘서클 투 서치’ 등 인공지능(AI) 기술은 물론 50만원대 가성비까지 갖춰 삼성전자 갤럭시 프리미엄 모델과 견줄 만한 스펙으로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현장에서는 스마트폰 외에도 TV, 스마트워치 등 샤오미가 국내에 출시하는 제품이 공개될 때마다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들이 내놓은 제품의 마감이나 디자인은 물론 가격과 성능에 대한 관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TV, 스마트워치, 로봇청소기, 보조배터리 등을 내세워 국내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하겠단 목표를 공고히 했다.

국내 소비자 불편도 직접 해소하겠다고 나섰다. 그간 샤오미는 저렴한 제품 위주로 총판을 통해 판매하며 부실한 애프터서비스(A/S)로 고객 불만이 많았는데 이제는 전담 고객서비스센터와 매장을 통해 사후 관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샤오미의 전략이 향후 얼마나 많은 판매 실적으로 연결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중국 제품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는 것만 해도 위상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중국은 그간 우리 기업이 진출해 매출을 올리는 거대 시장으로 통했지만 이제는 반대로 중국 기업이 가성비와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도 많이 달려졌다고 덧붙였다. 

사실 중국산 브랜드는 프리미엄 라인에서도 국내 시장에 꽤 깊숙이 침투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국내 시장 판도를 바꾼 대표적 기업으로는 로보락을 꼽을 수 있다. 2020년 국내 법인을 세운 로보락의 한국 매출 규모는 2020년 291억원에서 2023년 2000억원으로 불과 3년 사이 30배가량 성장했다. 한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50만원대 프리미엄 시장에서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전뿐 아니라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 공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출하량 1위인 BYD가 지난 16일 한국에서 승용차 브랜드를 공식 출범했고, 3000만원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아토3’를 내놨다. 대학로에는 팬데믹 여파로 2021년 철수했던 중국판 다이소 ‘미니소’가 매장을 다시 열었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최근 들어 매장을 방문한 국내 소비자 인증 사진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산량이 넘쳐나는데 내수 소비는 부진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밀어내기 수출을 해야 하는데 지리상 가깝고 글로벌 시험대 역할도 할 수 있는 한국이 제격이라는 판단에서 중국의 공습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제품은 결국 저가 경쟁에 그칠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중국의 공습을 얕잡아 볼 일이 아니다. 미·중 갈등 리스크로 우리 기업들이 중국 법인과 공장에서 속속 철수 중인 가운데 반대로 중국 기업들은 운명을 걸고 잇따라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기술 전략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시선도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단순한 안일함으로 안방을 내줄 수도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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