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증시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레버리지(차입) 투자인 차액결제거래(CFD)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3월 공매도 재개 시 CFD 잔액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증거금을 포함한 코스피 CFD 매수 잔액은 6595억원에 달한다. 연초 대비 10.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CFD 매수 잔액도 7.91% 늘어 4791억원을 기록했다.
CFD는 주식 등 실제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 간 차액을 거래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월평균 잔액 3억원 이상인 개인 전문투자자들이 증거금을 최대 2.5배 내고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CFD는 2023년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신규 거래가 잠정 중단된 뒤 같은 해 9월 재개됐다. 재개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CFD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다는 특수성 때문에 전문투자자들이 절세 수단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금융소득종합세 대신 파생상품 거래 시 발생하는 11% 양도소득세만 내면 된다. 금투세 도입 시 CFD에 22~27.5%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폐지되며 세금 혜택은 더 커졌다.
해외 주식 거래에 CFD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지난 9일 기준 해외 CFD 매수 잔액은 5075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 CFD 매수 순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유한양행이다. 연초부터 이달 15일까지 71만4453주 늘었다. 유한양행 주가는 17일까지 10.54% 상승했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 주가는 최고 22만원으로 현 주가에 대입하면 상승 여력은 66.54%다.
올해 3월 말 이후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국내 CFD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CFD는 상승은 물론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어 공매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CFD 매도 포지션 유입도 막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워낙 커 해외 CFD도 강화하려 한다"며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매도 포지션을 활용하는 거래로 CFD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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