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인공지능(AI)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챗GPT와 같은 소프트웨어는 물론 스마트폰을 대체할 AI 전용 기기(하드웨어)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3일 공개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에서 아이폰 등의 디자인을 총괄했던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AI 전용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트먼은 이 기기의 프로토타입(시제품) 공개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오픈AI가 AI 전용 기기 개발에 대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트먼은 “AI는 컴퓨터를 접하는 방법을 근본부터 바꾸기 때문에 새로운 단말이 필요하다”면서 “음성(조작)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이폰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디자인적인 혁신을 이뤘다면 AI 단말의 핵심은 음성인식 기능이라는 설명이다.
닛케이는 이에 대해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디지털 기기의 가장 큰 혁신을 노린 움직임”이라면서 “(오픈AI)는 기기 개발을 통해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서도 AI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평가했다. 오픈AI는 2022년 AI 챗봇 챗GPT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게적으로 3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AI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다.
올트먼은 오픈AI의 자체 반도체 개발에 대해서는 “확실히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자체 개발 반도체에 대한 상세한 언급은 없었으나 데이터센터에 자사가 설계한 제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최근 AI 업계 최대 화두인 중국 AI 업계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에 대해서 올트먼은 “성능은 새롭지 않다”며 “오픈AI에는 이전부터 이 수준의 모델은 있었다. 앞으로도 더 뛰어난 (수준의) 모델을 계속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올트먼은 최근 한 행사에서 딥시크처럼 AI 모델의 추론 과정을 공개할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지금보다 많이 공개할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 개선된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하는 등 딥시크를 견제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27일 올트먼의 일본 방문에 앞서 진행됐다.
한편 이날 ‘인공지능(AI) 동맹’ 결성을 위해 일본을 찾은 올트먼은 에오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재회하고, ‘SB 오픈AI 재팬’이라는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오픈 AI는 자사 AI 기술을 일본 주요 기업들에 독점적으로 판매하고, 소프트뱅크는 일본 기업을 대상 오픈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연간 30억 달러(약 4조4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올트먼은 이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나 ‘일본판 스타게이트’ 구축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등 미국 내 AI인프라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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