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일 정상회담이 7일(현지 시간) 마무리된 가운데 양국 언론들이 회담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놓았다. 일본 언론들은 "무난한 출발"이라고 평했고, 미국 언론들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아부의 예술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골프 외교로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던 데 비해 이시바 총리는 공감을 표시하는 작전으로 일단 무난한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호적인 분위기 연출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배려했다"며 "그동안 거의 접점이 없던 두 정상 간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첫걸음이 됐다"고 했다.
아사히신문 미주총국 소속 기요미야 료 특파원은 회담 성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요미야 특파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일본에 압력을 가하는 예상 외 발언은 나오지 않아 걱정할 사태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에 대해 내놓은 발언에 대해서는 "진전"이라며 의외의 성과로 평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한 발 물러나 인수가 아닌 투자를 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미국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가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아부를 시도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시바 총리는 최선을 다해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고 아부를 통해 웃음을 유발했다"면서 "그는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세 관련 질문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했다.
WP는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에게 아첨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겠다고 맹세했고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미국 수출품의 열렬한 고객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발언 기회를 가졌지만 저항 보다는 아부를 택했다고 봤다.
특히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묻는 질문에 이시바 총리가 "그는 텔레비전에서는 목소리가 크고 개성이 강하고 무서운 분이라는 인상이 없지는 않았다"며 웃음을 자아내고 "실제로 만나보니 매우 진지하고 미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답한 장면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NYT는 "외국 지도자들이 트럼프에 구애하기 위해 '아부의 예술'을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이런 전략이 항상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는 관세를 부과했고 프랑스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운영 방향을 놓고 공개적으로 불화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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