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만 홀로 참여해 유찰됐다. 시공사 입찰에 응할 것으로 전망됐던 삼성물산은 최종 불참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의 경우 최근 삼성물산의 시공 계획 제안서를 전달 받고 이달 29일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 안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지난달 17일 2차 현장설명회를 연 조합은 삼성물산을 시공사 수의계약을 맺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5일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은 최소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조합 예상과 달리 삼성물산만 단독 응찰해 유찰된 바 있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시 경쟁입찰(2곳 이상이 참여)이 성립하지 않으면 사업은 유찰되고, 유찰이 2회 이상 진행된 경우 조합 의사에 따라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
정비업계에서는 최근 서초구 등 전통적인 수주 격전지였던 강남권 사업장도 단독 응찰 또는 무응찰 등 유찰이 이어지면서 수의계약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서초구 방배7구역은 수의계약으로도 시공사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 계획에 비상이 걸린 경우다. 조합은 지난해 4월과 6월 각각 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입찰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조합이 유치권 포기 조건 등 일부 시공 조건을 완화한 뒤 10월에 다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섰으나 삼성물산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고, 지난해 12월 재입찰에도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조합은 지난달 수의계약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입찰에 단 한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아 수의계약도 고배를 마셨다.
서초구 삼호가든5차 정비사업 역시 지난해 현장설명회에 7곳의 건설사가 참여한 뒤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지난해 7월 열린 입찰에서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해를 넘긴 조합은 기존 공사비를 3.3㎡당 기존 98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인상해 재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건설사들의 매출 및 수익 악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합의 고민도 커진다. 같은 강남권이라도 상징성이 있는 핵심 입지나 1조원을 넘어서는 대형사업이 아니라면 경쟁입찰 구도를 형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사업 지연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18로 최근 5년 사이에 30% 넘게 올랐다. 이로 인해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도 최근 원가율이 90% 이상 치솟은 상태다.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공사 조건 등을 완화했음에도 과거와 달리 유효 경쟁 자체가 이뤄지기 쉽지 않다”며 “수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조합이 향후 계약 체결에서 세부 조건에서 부담을 안고 가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 악화에 대한 내부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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