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우려에 재건축 상가 통매각 추진 잇달아... 조합 '고육지책'에도 주인찾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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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구 수습기자
입력 2025-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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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플자이 조합, 상가 일괄매각 유찰 후 재입찰 진행 중

  • 개별분양보다 수익 떨어져... "고분양가와 경기침체 등 영향"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부동산 시장에서 '알짜'로 평가받던 재건축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상가 통매각이 잇따르지만 입찰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된 경우도 발생했다. 경기침체와 고분양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며 미분양 문제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 재건축 조합은 상가 일반분양분에 대한 일괄매각 입찰을 오는 6일 오후 2시 마감하고, 최고가를 써 낸 업체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초 상가 일반분에 대한 일괄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달 22일까지 입찰을 받았으나 참여업체가 없어 한차례 유찰을 겪은 바 있다. 

올해 6월 입주 예정인 재건축 단지 메이플자이의 매각 대상은 상가 총 213개실 중 조합원 154개 호실을 제외한 일반분양 59개실이다. 59개 호실의 총면적은 전용 면적 기준 3498㎡(1060평)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300억~400억 수준으로 낙찰가를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상가 일괄매각은 미분양 우려를 덜 수 있지만 개별 분양보다 조합 측 분양 수익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조합 입장에서는 '고육지책'이나 다름 없지만 침체한 상가 시장에 입찰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남구 ‘아크로삼성’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현재 상가 통매각을 추진 중이며, 오는 2027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디에이치클래스트)도 상가 일반분양분을 통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재건축 조합의 상가 통매각 추진은 상가 시장의 침체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2022년 975건, 2023년 1626건에 이어 2024년 2769건으로 증가 추세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조합의 현금 흐름을 중시하게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이플자이 조합 측은 안정적인 현금 확보를 위해 통상적인 매각금액의 10% 수준이던 계약금을 20%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이치클래스트 조합 역시 지난해 시공사와 3.3㎡당 공사비를 556만원에서 793만원으로 높이는 데 합의했다. 

다만, 앞으로 강남 최상급지의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상가 통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송파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조합은 2023년 말 최저입찰가 90억원으로 상가 19개실 통매각을 추진했으나 입찰 수요가 없자 85억원으로 금액을 낮췄고, 결국 지난해 개별 분양으로 전환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경기 침체와 더불어 현재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상가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태"라며 "현재 자영업 시장에 특별한 호재가 없어 올해까지는 상가 시장 침체와 미분양 문제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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