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역대 최악' 불황…고용·가계소득도 연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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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기자
입력 2025-0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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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건설업·비금속광물 업황BSI 역대 최저

  • "부동산 경기 둔화로 신규 수주 감소 영향"

  • 고용·소득지표도↓…내수부진 악순환 가능성

서울의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설경기가 유례없는 불황을 겪으면서 기업들의 건설업 체감 경기가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내수의 한 축인 건설업 종사자의 고용·소득지표도 직격탄을 맞으면서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다음 달 전망도 밝지 않은 가운데 정부의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이달 건설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52)보다 9포인트 급감한 43으로 집계됐다. 2009년 8월 관련 통계 편제 이래로 역대 최저치다.

BSI는 현재 경기에 대한 기업인들의 판단과 향후 전망을 설문조사를 통해 숫자로 표현한 지수다. 장기평균치(2003~2024년)를 기준값 100으로 두고 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을수록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건설업의 후방산업 격인 비금속광물 BSI도 지난달 42에서 이달 36으로 떨어졌다. 비금속광물 BSI는 2023년 11월(81) 고점을 찍은 이후 급격히 하락해 지난해 7월부터는 줄곧 40대에서 등락했다. 40선 밑으로 내려온 건 이번이 역대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둔화로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서 건설업의 매출 채산성이 악화됐다"며 "비금속광물 중엔 건설 자재로 쓰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부진한 건) 건설경기가 둔화된 여파"라고 설명했다.

건설경기가 둔화되면서 고용 지표도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9000명 줄어든 192만1000명을 기록했다. 건설업 취업자 수가 200만명을 하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2월(198만명) 이후 약 4년 만이다.

공사 물량 감소로 일감이 줄면서 건설 노동자의 수입도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 전기·하수·건설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436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같은 분기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감소 폭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 부진으로 인한 가계 소득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내수 부진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생산, 고용 등 어느 경제 지표를 봐도 건설업이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동산 경기 부진, 고금리와 건설업체의 재무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인해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 업황은 당분간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건설업 전망 BSI는 2월 48에서 3월 43으로 하락하면서 역대 전망치 중에서도 최저를 기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상반기엔 추경 등 큰 부양책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 건설사 부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 부동산 규제 완화나 세율 조정, 재정 지출을 건설 부문에 늘리는 등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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