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성 위기를 겪던 출판 도매업체 북플러스가 결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북플러스는 전두환 씨의 장남 전재국(66) 씨가 1998년 설립한 출판사로, 교보문고, 웅진북센, 한국출판협동조합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큰 도매업체다. 600여 개의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어 출판사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북플러스는 지난 21일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파산이 인용될 경우,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자산을 정리하고 채권자들에게 배당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는 기업의 존속 가능성이 없을 때 진행되는 절차다.
북플러스의 유동성 위기는 이달 들어 본격화됐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최대 주주 A씨가 주거래 통장을 압류하면서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A씨는 이달 3일 약 4억8000만 원을 압류했으며, 추가로 7억 원 상당을 압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플러스는 전재국 씨가 설립했으나, 2019년 지분 매각을 통해 A씨가 최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전 씨가 우호 지분을 포함하면 더 높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지속되어 왔다.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A씨의 지분율은 32.43%, 리브로는 26.07%, 전재국 씨는 19.71%를 보유하고 있다. 전 씨는 서점 리브로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북플러스의 파산에는 최대 주주 리스크뿐만 아니라 만기가 도래한 어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월 말까지 결제해야 할 출판사 거래 어음 규모는 약 4억5000만 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추가 부채가 있을 가능성이 커, 현재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장부상 북플러스의 자산 규모는 약 189억5000만 원이며, 부채는 156억600만 원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33억4000만 원 많다. 그러나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채 상환이 어려워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한국출판인회의는 북플러스의 파산 신청에 대응하기 위해 26일 채권단을 구성하고, 출판사별 채권 규모를 조사할 계획이다.
도진호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정책위원장은 “출판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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