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4)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관세는 일정 부분 전쟁 행위(act of war)와 같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버핏 회장은 2일(현지 시각) CBS 뉴스 인터뷰에서 관세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관세에 대해 많은 경험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간이 가면 관세는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 된다. 이빨 요정(Tooth Fairy)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경제에서는 항상 ‘그리고 나면 어떻게 되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아이들이 침대 머리맡에 빠진 이를 두고 자면 이빨 요정이 이를 가져가는 대신 동전을 놓고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는 이빨 요정이 아닌 부모가 동전을 넣어주는 것인데 버핏의 말은 이러한 것처럼 결국 누군가 세금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미 CNBC는 “전설적인 투자자인 버핏이 이례적인 발언을 했다”며 “(버핏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해 징벌적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은 트럼프 1기 당시(2018∼2019년)에는 미국의 공격적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경제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변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오는 4일 예정대로 부과하고 이미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 같은 날 10%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율은 예고한 25%에서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멕시코, 캐나다에 대해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관세율이 인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버핏 회장은 현재 경제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으니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버크셔는 최근 애플 등 보유 주식을 많이 팔고 현금을 확보해 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금성 자산 규모가 3342억 달러(약 488조원)로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CNBC는 이를 두고 버핏 회장이 미국 경제와 증시의 약세를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가 고령인 만큼 버크셔의 후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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