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 지주회사인 일본 세븐&아이홀딩스가 이사카 류이치 사장의 퇴임과 후임으로 현 사외 이사이자 슈퍼마켓 ‘세이유’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스티븐 헤이스 데이커스를 기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은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세븐&아이홀딩스에서 외국인이 경영진 수장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사카 사장은 2016년 취임 후 주력 분야인 편의점 사업의 확대를 추진해왔다. 2021년 5월에는 2조엔(약 19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주유소 병설형 편의점 ‘스피드웨이’를 인수했고, 2023년에는 백화점 자회사인 ‘소고·세이부’를 매각하는 등 일본과 미국을 축으로 한 편의점 사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시켜 왔다.
그러나 2024년 3월~11월 일본 내 편의점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829억엔(약 1조7874억원)으로 부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도 32% 감소한 1569억엔(약 1조5334억)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수익 악화로 인해 주가도 부진한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사장 교체안은 창업 가문이 제안한 경영진에 의한 자사주식 매수(MBO)가 불발로 끝나면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현재 세븐&아이홀딩스의 특별위원회는 ACT의 인수 제안 외에도 세븐&아이홀딩스 단독의 독자 노선에 대해 검토 중이다. 닛케이는 “ACT 제안이 아닌 세븐의 단독 노선을 특별위원회가 지지하도록 하려면 경영진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븐&아이홀딩스가 새 사장으로 기용을 검토 중인 데이커스 사외이사는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 리테일링과 미국 월마트를 거쳐 세븐&아이홀딩스 산하 세이유의 CEO 등을 역임했다. 2022년에 세븐&아이홀딩스의 사외이사로 취임하여 2024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은 현재 세계 약 20개국에서 약 8만500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M&A(합병·인수)를 계속하며 최근에는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세븐&아이홀딩스는 세계적인 편의점 기업을 목표로 소매 기업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신임 사장에 세계 전략 추진 역할을 맡긴다는 계산이다.
다만 닛케이는 “지금까지 사외이사로 경영에 관여했던 데이커스를 기용한다고 해도 단독 노선 성장 전략에 대한 시장과 주주 등의 평가가 높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새로운 경영진은 편의점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성장 전략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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