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다시 늘고 있다. 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오는 7월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두면서다.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리며 자칫 지난해 가계대출 폭증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달 취급한 주택 구입 자금 목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7조4878억원을 기록했다. 전월(5조5765억원) 대비 증가율은 34.3%로 지난해 4월(34.8%) 이후 가장 높다. 취급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9조2088억원) 이후 최대다.
주담대가 다시 느는 건 최근 대출 금리가 내리고 은행 규제가 완화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미 대출 금리를 내린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은 10일 대면 주담대 상품(혼합형) 가산금리를 0.15%포인트 낮춘다. 신한은행도 오는 14일 주택구입 자금·생활안정자금용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내린다.
대출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폭증을 막기 위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조였던 주담대 취급 조건을 푸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1일 유주택자에 대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추가 주택 구입용 대출을 다시 시작했다. 현재 5대 은행 중 하나·우리은행이 유주택자에 대한 수도권 내 신규 구입 목적 주담대 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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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시행이 겹치며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토허제는 일정 규모 이상 주택·상가·토지 등 거래 시 관할 구청장 허가를 받는 제도다.
직접 거주하거나 상가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가 불가능한데 서울시는 지난달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지역 인근 일부 아파트 291곳에 대해 토허제 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그만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또 3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게 되면 스트레스 금리가 기존 0.75~1.20%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높아지는 만큼 규제 시행 전 대출을 최대한 받으려는 이들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스트레스 금리는 미래에 금리가 상승할 위험을 선제 반영한 일종의 가산금리다. 수치가 높을수록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미 증가 추세다. 이날까지 서울 아파트 2월 매매 신고 건수는 총 3859건으로 전월 거래량 3372건을 넘었다. 시장에선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직전인 지난해 8월(6535건) 이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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