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미국발(發) 관세 전쟁 여파로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8만 달러 붕괴는 지난달 28일(7만9049달러) 이후 11일 만이다.
11일 글로벌 코인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일(8만232달러)보다 1% 떨어진 7만96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하락한 이유는 최근 심화하고 있는 관세 전쟁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다음달 2일부터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 10일부터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2차 보복 관세에 들어갔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비트코인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과도기는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부(富)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려 하고 있고,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백악관 크립토 서밋에서 세금으로 가상자산을 직접 구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매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점도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오전 8시 국내 원화거래소 빗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8만1528달러(약 1억1189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일(1억1937만원) 대비 약 0.38% 내린 수치다. 통상 해외보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이 더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은 2.35%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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