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내년 1월 ‘인공지능(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기본법’(AI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하위 법령을 마련 중인 가운데, 국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소한의 규제 사항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월례 브리핑에서 ‘AI 기본법’의 제정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AI 산업이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소한의 규제만을 포함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AI 기본법은 국회 통과 이후 단순 민원이나 신고만 들어와도 당국이 조사권을 가지는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는 논란 등이 일며 규제 권한이 과다하다는 불만이 AI 업계의 불만이 있었다.
유 장관은 “AI 기본법의 제정 목적이 국가 AI 경쟁력 강화라고 재확인했다”면서 “전문가 80여명이 마련한 AI 기본법 시행령 초안 및 가이드라인 제정 방향을 이해관계자들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제정된 AI기본법은 내년 1월 22일부터 시행된다. 지난해 말 AI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책의 뼈대가 만들어졌다면 하위 법령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질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 AI기본법 시행령 초안을 마련해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선다.
유 장관은 “기본법이 제정되고 하위 법령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면서 “각 부처별로 하위 법령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AI기본법이 진흥책보다는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 장관은 “하위 법령은 19개 법안이 합쳐진 만큼 규제 관련 법령일 수밖에 없다”면서 “각 부처별로 규제는 조정을 하되 가급적 최소화하려 한다. AI 발전으로 고위험 문제가 생기면 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8000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추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기존 AI 인프라 확충 예산 증액 규모인 1조2000억원에 8000억원을 더한 약 2조원가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 장관은 “추경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내 GPU 확보는 어렵다”면서 “심한 보릿고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AI 분야가 9개월 뒤처지면 옛날 우리 발전 속도로 보면 약 3년 정도 늦는 것이다”면서 “스타트업에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해줘야 하는데 이부분이 애를 먹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AI 전체 생태계를 일으켜야 하는 만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가가 AI 산업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아울 AI기본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후속 정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글로벌AI챌린지’, 고급 AI 인재 양성, ‘World Best LLM’ 프로젝트 등을 통해 국가 AI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월드 베스트 LLM은 GPU가 필요한 사항이고 추경을 전제로 추진 중"이라며 "추경이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언제라도 할 수 있도록 업계, 학계와 소통하면서 구체적인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진행한 AI 산업 실태조사를 통해 민간에서 보유한 GPU H100은 약 2000장이라고 밝혔다. 송 실장은 "조사에 응답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GPU의 숫자가 2000장"이라며 "응답하지 않은 네이버, 카카오 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송 실장은 "월드 베스트 LLM 등을 추진할 때 정부에 제공할 수 있는, 즉 스타트업이나 대학 등에 지원할 수 있는 GPU의 규모 등도 한꺼번에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AI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를 위해 3월 3주부터 미국 동부 시장 진출을 위한 참여 기업을 모집하고, 선정된 기업에는 뉴욕대 ‘글로벌AI프론티어랩’과 연계해 인프라, 네트워킹, 투자 유지 등을 지원한다.
오는 25일에는 ‘AI글로벌 컨퍼런스’를 열어 AI 인프라와 모델 혁신 전략을 논의하고, ‘AI혁신펀드’ 민간 운용사(VC) 선정 심의회를 구성해 유망 AI·SaaS 기업 발굴·육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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