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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지개 켠 與 잠룡들…탄핵 반대파는 지지층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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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현 기자
입력 2025-03-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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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MB 예방, 한동훈·유승민 동반 TK行

  • 홍준표·김문수 공식 일정만…오세훈도 잠행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출입 통제를 위한 경찰의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출입 통제를 위한 경찰의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수면 아래로 향했던 여권 잠룡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탄핵 찬성파(한동훈·안철수·유승민)은 잇따라 공개 활동을 전개하면서 외연 확장을 노리는 모양새다. 반면 탄핵 반대파(홍준표·김문수)는 강성 보수 지지층의 눈치를 살피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했다. 전날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 참석으로 엿새 만에 활동을 재개한 데 이어 종교계와 접점을 부쩍 늘린 것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 핵 잠재력 확보 필요성을 밝히는가 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해 "승복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도 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가 갖춰진 나라에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의제 선점에 나섰다. 한 전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TK를 방문해 '보수 텃밭'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서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 등 여권 핵심 지역을 훑었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다. 예방에 배석한 한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MB가 안 의원에게 당 화합과 국민 통합을 위한 역할을 맡아줄 것을 특히 당부했다"며 "같은 기업가 출신으로서 동질감을 공유하면서 많이 격려해주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MB는 안 의원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펜실베니아 대학교 동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학맥(學脈)'을 통한 대미 외교에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다만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따라 탄핵 반대파 인사들은 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주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고 공식 일정만 소화할 예정이다. 당초 홍 시장은 오는 21일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 발간을 예고했으나 이를 탄핵선고 뒤로 미뤘다. 탄핵 찬성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저서 <다시 성장이다> 출간일을 24일로 늦췄다. 홍 시장과 오 시장 모두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는 만큼, 당 기류에 반하는 행보를 자제하는 것으로 읽힌다.

당 관계자는 "탄핵 인용이 되든 기각이 되든 이후 상황은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아직 잠룡들이 움직이기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선고를 기점으로 '샤이 지지층'을 겨냥한 경쟁에도 불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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