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주 내 구리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구리 관세 부과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수개월이나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것으로,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주요 원자재인 구리까지 관세 위험에 노출된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에 구리 관세 부과 가능성을 조사하는 보고서를 270일 내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소식통들에 따르면 보고서가 마감 시한보다 일찍 완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소식통들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관세 부과 계획을 자주 언급해 왔다며, 보고서 작성은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보고서 내용과는 상관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관세를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역시 지난달에 구리 관세 관련 조사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리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아왔는데, 구리는 전선을 비롯해 각종 산업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인 만큼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내달 2일에는 상호관세를 예고한 상태이다. 또한 상호관세와는 별도로 자동차, 제약, 반도체 등에 대해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 와중에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3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5.2255달러(약 7661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과 함께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업체 글렌코어가 칠레 알토노르테 제련소에서의 구리 출하를 일시 중단했다는 소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선물 가격은 소폭 하락하며 톤(T)당 1만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COMEX와 LME 간 구리 선물 가격 차이는 톤당 16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관세를 시행할 경우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리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는 가운데 가격 차이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헤지펀드 콴틱스 커머더티스의 투자 솔루션 책임자 매트 슈왑은 구리 가격과 관련해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특히 (관세) 실행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COMEX와 LME 간 가격 차이가 한동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구리 가격이 올해 들어 30% 가까이 오른 가운데 향후 경기 둔화 전망 등을 감안하면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코네르쯔방크의 투 란 응우옌 연구원은 현재 구리 가격 상승에 대해 "수요가 앞당겨지면서 발생한 면이 크다"며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 여부에 상관없이 이 같은 가격 효과는 이후 반전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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