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불확실성 확대에 투자자들 사이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가 안정적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청산되는 스팩의 평균 예치이율이 예금보다 높아 안전 마진이 보장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에 상장된 스팩 94개 중 합병에 실패해 청산을 앞둔 45개 스팩의 평균 예치이율은 3.9%다. 4대 시중은행 1년 만기 예금 금리인 2.15~2.90%보다 높다.
스팩은 3년 내 합병을 완료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돼 예치금과 이자를 주주들에게 수익으로 나눠준다. 특히 2022년 상장해 올해 청산 기한이 다가오는 스팩은 상장 당시 3.25%까지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 연 환산 예치이율이 상승했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밸류업을 추진하며 코스닥 상장 심사 문턱을 높여 존속합병 스팩 수도 줄게 됐다. 스팩이 합병을 성공한 존속합병 건수는 2022년 13건에서 2023년엔 4건, 지난해에는 1건을 기록했다.
스팩은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수급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오르내릴 수 있다. 또 전체 상장 스팩 중 특정 종목에만 거래량이 몰리는 경향이 있어 개별 스팩별로 주가 수익률 차이가 크다. 현재 시장에 상장된 94개 스팩 중 20개 스팩에 전체 거래량 중 75%가 집중돼 있다.
전문가들은 합병이 철회되는 스팩을 저가 매수하는 방법도 유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철회 스팩은 거래가 재개될 때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한다"며 "주가가 공모가나 청산가격을 하회하면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투자 기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합병을 자진 철회한 스팩 66건 중 57건이 거래 재개 당일 주가가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폐지 가능성이 높은 스팩을 매수해 만기 청산 전략으로 차익 거래 수익을 노릴 수 있다"며 "잔존 만기가 1년 미만인 스팩을 중심으로 안전한 마진이 보장된 투자를 실행하기 적합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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