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보험 손익이 4년 만에 적자 전환하면서 올해 말 보험료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 3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했던 자동차보험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자 손해보험사들은 2019년 순이익 3조원을 기록하고도 자동차보험에서 1조6000억원의 손실을 봤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보험부문 손익은 2020년(-3799억원) 이후 처음으로 97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종식 후 자동차 운행량 증가로 사고는 늘었는데, 3년 동안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인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동차보험 가입 증가율도 2022년 2.4%에서 지난해 0.9%까지 떨어져 지난해 자동차보험은 손익분기점(100.1%)을 넘겼다. 고객의 보험료를 운용한 투자수익으로 총 손익(5891억원)은 흑자를 기록했지만 본업인 보험 판매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자동차보험은 당국의 제도 개선과 교통법규에 대한 인식 제고로 2019년 역대급 적자(-1조6445억원) 이후 점차 반등했다.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은 2021년 3981억원 흑자 전환한 뒤 2022년 4780억원, 2023년 5539억원 등 이익을 냈다. 자동차보험이 흑자로 돌아서자 당국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보험료를 인하했다. 이에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 72만3434원 △2023년 71만7380원 △2023년 69만1903억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끝나고 자동차 운행량이 늘어나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자동차 사고건수는 2024년 383만건으로 2년 전보다 5.4% 증가했다. 사고가 늘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3년 80.7%에서 1년 만에 83.8%로 뛰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이 적자를 보인 만큼 올해 말에는 보험료 인상 요구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자동차보험 실적은 교통법규·의료 제도·사회인식 개선 등 다양한 영향을 받아 긴 사이클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번 적자로 돌아서면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적자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올해가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며 "손해율이 계속 확대된다면 자동차비교플랫폼의 안착과 경상환자제도, 한방병원 MRI 수급 등 제도 정비와 함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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