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콜레오스 네이버 '웨일' 탑재 뒤에는…'속전속결' 개발 있었다

  • 그랑 콜레오스, 지난해 9월 출시 동시에 네이버 '웨일' 선탑재

  • 개발 기간 8개월 만에 차량 적용 완료…르노·네이버 긴밀 협업

  • 스마트폰·PC와 비슷한 UI 구현하면서도 차량 특화도 무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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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그랑 콜레오스'에서 실행되는 네이버 '웨일'의 모습. [사진=네이버]
"자동차 회사가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하나의 제품을 탑재하는 데 4년은 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르노에서 전향적으로 제품 탑재 작업에 돌입해서 매우 빠른 시간 내 실제 차량에 네이버 '웨일'을 탑재할 수 있었습니다." 

김효 네이버 웨일 책임리더는 8일 서울 성동구 르노 성수에서 열린 '그랑 콜레오스 커넥티비티 서비스 테크 세션'에서 르노의 '그랑 콜레오스'에 네이버의 웹 브라우저 '웨일'이 탑재된 과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9월 르노코리아가 한국에 선보인 그랑 콜레오스에는 '웨일'의 차량용 브라우저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앞서 작년 2월 네이버는 르노코리아, 드림에이스와 자동차용 웹 플랫폼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기존 PC·모바일용으로 구축된 웨일을 자동차 환경에 맞게 최적화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했다. 이로써 그랑 콜레오스 내 앞좌석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웨일에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웨일을 통해 네이버의 각종 서비스를 비롯해 유튜브·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뉴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웨일 내에서 대부분의 서비스가 실행되기 때문에 굳이 별도의 차량용 앱이 있어도 차량 내에서 다양한 기능들을 활용 가능하다. 즉 표준화된 환경의 웹 브라우저가 자동차에서 구동되는 것이다.

웹 기반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사용성은 PC나 모바일과 비슷하다. 다만 네이버는 웨일 브라우저를 그대로 자동차에 탑재하는 대신 차량 맞춤형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고안했다. 이에 주로 사용하는 '즐겨찾기' 서비스를 앱 아이콘 형태로 만들어 이용자들이 터치 한 번으로 직관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형태만 보면 스마트폰 앱이나 PC 바탕화면에 아이콘이 배열된 형태와 똑같다. 김효 리더는 "최대한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서 하는 경험과 비슷하게 만들고자 했다"며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자주 가는 사이트는 홈 화면에도 배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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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 네이버 웨일 책임리더가 8일 서울 성동구 르노 성수에서 열린 '그랑 콜레오스 커넥티비티 서비스 테크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네이버와 르노코리아는 개발 초기부터 웨일 적용을 위한 협업을 지속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드림에이스와도 협업해 개념검증(PoC)을 지속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고, 그 결과 실제 그랑 콜레오스에 적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8개월에 불과했다. 네이버는 웨일 브라우저를 차량용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었고, 르노코리아 역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강화 차원에서 차량용 브라우저 탑재를 지속적으로 검토하던 상황이었기에 양사의 협업도 빠른 속도로 진척됐다. 완성차 업계가 새로운 SW 적용에 보수적인 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자동차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웨일 브라우저가 원활하게 구동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특히 운전석과 조수석 등 여러 디스플레이를 오가면서 작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차량의 전반적인 하드웨어 성능이 PC나 모바일만큼 높지는 않기 때문에 최적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작업했다. 또 자동차의 특성상 동영상 서비스를 실행하다가 자동차 운행이 재개되면 동영상을 자동으로 멈추도록 하는 기능이나, 동승석 블루투스 이어폰 기능 등 여러 특화 기능들이 필요한데 웹에서 이를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리더는 "자동차와 인터랙션하는 부분을 개발하는 데 굉장히 시간이 많이 들었다"며 "자동차라는 환경이 독특한 환경이기도 하고 필요한 기능들도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적용하는 데 시간을 주로 보냈다"고 언급했다.

한때 네이버는 브라우저를 넘어 차량용 운영체제(OS)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웨일 오토(가칭)'를 개발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는 OS 대신 차량용 브라우저에 전념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김 리더는 "한때 웹OS 방식으로 웨일 오토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차량 OS를 직접 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며 "브라우저만으로도 OS와 어느 정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차량용 브라우저 확대에 나선 것"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는 향후 그랑 콜레오스 외에도 다양한 차종에 웨일을 탑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 역사상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망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탑재했고, 국내 완성차 업계 중에서는 최초로 동승석까지 확장된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을 적용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강조했다. 12.3인치 박막트랜지스터(TFT)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와 같은 크기의 센터 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 등 세 개의 스크린을 갖췄으며 이곳에서 각종 운전 보조 기능을 비롯해 OTT·게임·음악 등 여러 엔터테인먼트 기능들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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