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중국 증시 주요 주가지수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대로 중국에 총 104%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1.26포인트(1.31%) 오른 3186.81, 선전성분지수는 115.21포인트(1.22%) 상승한 9539.89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36.04포인트(0.99%), 18.04포인트(0.98%) 상승한 3686.79, 1858.36에 마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지도부가 경기 부양과 자본 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르면 오늘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개최되는 첫 고위급 회의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하며 대응에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8~9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앙주변공작회의’에서 “주변국과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주변국과 전략적 상호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는 또한 “(주변국과의) 발전 융합을 심화하고 높은 수준의 상호 연결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산업 및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과 무역이 어려워지자, 아시아 주변국과의 무역 관계를 강화해 관세 충격을 상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달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를 연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업종별로 보면 방위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중국 국영 조선사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은 20% 상한가를 기록했고 시안 트라이앵글 디팬스도 11% 뛰었다.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이 중국 방위주를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글로벌 시장 혼란으로 방위산업이 안정성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무역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무기 조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면세점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거리디찬(格力地產), 중신뤼유(眾信旅遊), 중바이지퇀(中百集團)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도체·로봇·전자상거래·AI응용·가전 등 관련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부양책 기대감에 홍콩 항셍지수도 0.68% 오른 2만264.49에 문을 닫았다. 샤오미는 7.71% 뛰었고, 중신궈지(SMIC)도 6% 넘게 올랐다. 홍콩 증시에서도 CSSC 등 방위주가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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