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제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경제 성장'을 거듭 강조하며 사회적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 경제적 양극화에 있다고 보고 국가적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국가 비전으로는 'K-initiative(이니셔티브)'를 전면에 내걸었다. 국민 역량과 잠재력을 발판 삼아 내란을 극복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11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을 통해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슬로건으로 "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서울 모처에서 촬영·제작된 영상으로 별도 현장 연설이나 출정식은 갖지 않았다. 그의 3번째 대권 도전으로, 2022년 3월 9일 제 20대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패한 뒤 3년 만에 다시 대선 레이스에 나선 것이다.
그는 영상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 제도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가지고 사는 국민 스스로의 위대함"이라며 "깊고 깊었던 겨울을 국민들이 깨고 나오는 중이다. 따뜻한 봄날을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고 12·3 비상 계엄으로 인한 국가적 상처 극복을 다짐했다.
이어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로 진단, 해법으로는 국가적 차원의 투자를 통한 '성장과 회복'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 대립 갈등이 아주 크다"며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것이다. 먹고 살기 어려워서"라고 꼬집었다. 또 "양극화와 불평등 격차가 너무 커졌다"며 "부가 너무 한 군데 몰린 것이 갈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성장'을 위한 해결 방법으로는 과학 기술 투자를 꼽았다. 그는 "과학 기술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연구 개발 투자,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그렇게 하면 다시 또 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내걸었던 '잘사니즘(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필요하다는 점도 재차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국회 교섭 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존의 '먹사니즘'을 '잘사니즘'으로 발전시켜 제안한 뒤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또 'K-컬처', 'K-민주주의'를 언급하며 'K-이니셔티브'라는 새로운 국가 비전도 제시했다. 국가적 역경이 닥칠 때마다 위기를 더 큰 재도약의 디딤돌로 만들어낸 우리 국민의 역량과 잠재력이라면 내란도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름만 있는 대한민국이 아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며 "위대한 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영상에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한 그는 다른 후보들의 대선 출마 선언과 달리 '희망의 봄'을 이야기 하며 차분하게 출마 이유와 의지를 밝혔다. 이는 중도층에게 안정감 있는 이미지로 호감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선 주자들은 상징성 있는 곳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그는 이번에 영상으로만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대선 비전과 경선 캠프 인선은 오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