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에도 봄날은 아직…트럼프發 한파에 갇힌 경제 심리

  • NSI 5개월째 기준선 밑돌아…2022년 글로벌 긴축기 이후 처음

  • 정치 리스크 완화에도 경제심리 반등 못해…관세·정국 혼란 겹쳐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DB]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음에도 경제심리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저성장 고착화 등 우리 경제의 회복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뉴스심리지수(NSI)는 △5일 90.5 △6일 88.28 △7일 86.46 △8일 85.19 △9일 82.83 △10일 86.22 △11일 89.17 등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연일 장기평균(100)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82.83)은 지난해 12월 31일(82.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NSI는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으로 장기평균인 100보다 낮으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비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14일 기준 월별 NSI는 83.33으로 집계되면서 지난해 12월(85.75) 이후 5개월째 장기평균을 밑돌고 있다. NSI가 5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렸던 2022년 6월~202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이후에도 경제심리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시장 분위기가 트럼프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산불 등 다른 변수들보다도 트럼프 관세 정책이 전 부문에 걸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한국과의 협상 방향도 불확실한 만큼 향후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불안한 심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 역시 비상계엄 사태 전보다 여전히 높은 상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 13일 기준 2.5(일주일 이동평균)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언론 기사에 '정치'와 '불확실'이 함께 언급된 빈도를 바탕으로 산출되며, 2000년 이후 장기 평균을 0으로 보고 상대적 수치를 나타낸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0.5 안팎에 머물렀지만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12월 14일에는 12.8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2월 말에는 1.4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전후로 다시 반등했다. 계엄 당시 극단적으로 높아졌던 지수가 아직 평시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조기 대선을 앞둔 정국 혼란도 경제지표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리더십 공백을 메울 길이 열렸지만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 교수는 "현재 국면에선 저성장이 고착될 우려가 크다"며 "이날 정부가 발표한 필수추경 12조원은 경기 부양에 충분한 규모라고 할 순 없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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